고흥 ‘중국 도자기 감정 논란’ 수사 속도

경찰, 국과수에 진품 여부 감정 의뢰

“기탁배경·감정 등 각종 의문점 많아”

<속보> 전남 고흥군이 내년 하반기 개관 예정인 고흥분청사기박물관(가칭)에 전시하기 위해 기탁받은 중국 도자기 감정과 관련한 각종 의혹<남도일보 7월 27일자 9면, 8월 11일자 1면, 12일자 1면, 17일자 1면>에 대한 수사가 속도를 내고 있다.

25일 전남도 감사관실과 고흥경찰서 등에 따르면 경찰은 이번 사건과 관련한 일체의 관련서류를 고흥군으로부터 제출받아 관련자를 소환 조사하는 등 수사를 펼치고 있다.

경찰은 고흥군 모처에 보관중인 중국 도자기 3천600여점 가운데 군이 중국박물관에도 없는 국보급 도자기라고 발표한 40여점을 선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진품 여부를 감정해 줄 것을 의뢰했다.

경찰은 진품 여부에 관한 감정과 함께 이번 기회에 중국 도자기 관련 업계의 비리 연결 고리까지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최근 수도권과 광주지역 등에서 거액의 가짜 중국 도자기 사기사건이 발생하는 등 업계의 사기행각이 적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경찰은 이번에 고흥군에 중국도자기를 기탁한 전직 공무원 A씨가 수천점의 중국 도자기를 확보하게 된 과정에서 관련법규를 위반하지는 않았는지, 또 기탁하게 된 배경과 배후세력을 밝히는데도 수사력을 모을 방침이다.

경찰서 관계자는 “도자기 기탁과정에서 여러가지 의문점이 많은 게 사실이다”며 “중국 감정인이 중국 황실에서 사용한 국보급 도자기라고 감정한 도자기를 중심으로 40여점을 국과수에 감정 의뢰해 답변을 기다리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국과수에서 중국 도자기의 진품 여부를 규명하는데 어느 정도 시일이 걸릴 것”이라며 “최근 싸구려 골동품을 수백억원대 가치 있는 국보급 유물로 둔갑시켜 판매하려던 일당을 검거한 수도권 경찰 등과도 업무협조를 통해 진실을 밝히겠다”고 강조했다.

전남도 감사관실도 지난 달 19~30일 고흥군 종합감사를 통해 기탁받은 중국도자기 등 유물 3천600여점의 현황을 파악했다. 또 A씨로부터 이들 유물을 기탁받은 과정에서 행정절차상 문제점은 없는 지 등에 대해서도 관련조례를 중심으로 감사를 벌였다.

도 감사관실 관계자는 “중국 도자기 기탁 및 감정과 관련해 경찰 수사가 진행중이기 때문에 기본적인 현황을 파악하는 정도에서 감사를 했다”며 “향후 도자기 진품 여부 등에 관한 경찰 수사 결과를 지켜본 후 문제가 밝혀질 경우 관련자 문책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한편 고흥군은 지난 7월 중국인 허명·뢰종운·구소군 등 중국 도자기감정가를 초청해 A씨로부터 기탁받은 중국도자기 가운데 300점을 감정한 후 이 중 95%인 291점이 진품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또 이 가운데 전시 가능한 중·상품 도자기 260점은 중국 황제를 위한 황실용 도자기로 평가됐으며, 특히 중국박물관에도 없는 20점 내외의 국보급 도자기도 발견됐다고 발표해 논란이 일고 있다.
/김경태 기자 kkt@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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