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공동체 특집>

<1부>우리는 이웃사촌

(2)전남 광양시 송보파인빌 7차 아파트

“경비원 아저씨가 ‘무딘칼’도 갈아주셔요”

‘먼저 인사하기’로 이웃간 분쟁은 딴나라 이야기

경비실 ‘소통의 장’ 변신…주민들 혈압 측정까지

옥상텃밭서 1세대 1식물 가꿔…수확물로 나눔실천

남도일보·전국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연합회 광주시지부 공동기획
 

전남 광양시 광양읍 송보파인빌 7차 아파트 주민들이 지난달 7일 아파트 인근 도로에서 ‘이웃에게 먼저 인사하기’ 캠페인을 진행하는 모습. 이곳 주민들은 인사나누기 캠페인을 통해 이웃간 벽을 허물고 있다.
송보7차 아파트 주민들이 관리동 옥상에 마련된 ‘옥상텃밭’을 가꾸는 모습. 주민들은 이곳에서 키운 작물을 나눔행사를 통해 나눠 먹고 있다.
송보 7차 아파트 ‘옥상텃밭’ 전경.
송보 7차 아파트 관리사무소 직원들은 주민들이 가져온 칼을 직접 갈아주는 등 경비실을 주민과 경비원 간 소통의 장으로 탈바꿈시켰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지나가는 이웃을 보면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건네는 아파트 주민들이 있다. 산 좋고, 공기 맑은 마로산성 인근 전남 광양시 광양읍 송보파인빌 7차 800여세대 주민들은 ‘이웃에게 먼저 인사하기’ 캠페인을 통해 이웃간 인사를 생활화하고 있다. 언뜻 간단해 보이는 캠페인이지만, 이곳 주민들은 인사를 통해 자칫 일어날 수 있는 이웃간 ‘갈등’을 웃음과 미소로 대신하고 있다. 간단한 인사 하나로 정이 넘치는 동네를 만들고 있다는 송보 7차 주민들의 모습을 들여다 봤다.

◇“안녕하세요~”=하루에도 몇번이고 엘리베이터에서 이웃을 만나지만 그때 마다 흐르는 어색한 공기는 어쩔수가 없다. 하지만 송보7차 주민들은 인사를 통해 이웃과의 벽을 자연스레 허물어 가고 있다.

최근 언론을 통해 알려지고 있는 아파트 이웃간 강력범죄 등은 송보7차 주민들에게는 딴세상 이야기다. 이곳 주민들은 지난달부터 광양시마을공동체 만들기 지원에 관한 조례를 바탕으로 주민들 간 공동체의식을 높이기 위해 광양시보조사업으로 진행된 ‘이웃에게 먼저 인사하기’ 캠페인을 통해 인사 나누기를 생활화하고 있다.

캠페인이 1개월에 걸쳐 지속되자 최근 아파트 여기저기서 인사를 나누는 이웃들도 눈에 띄게 늘었다. 주민들은 얼굴만 알고 지내던 이웃과 인사를 통해 이야기도 하고 덕담도 건네며 서로 알아갈 수 있는 계기가 됐다며 만족도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달 7일에는 주민들이 직접 “이웃끼리 안녕하세요 한마디로 세상을 따뜻하게” 등과 같은 현수막을 들고 거리로 나가 ‘인사하기’ 행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경비원 아저씨도 이웃=송보7차 주민들은 아파트 경비원들과도 끈끈한 정을 쌓고 있다. 올해 초부터 주민들이 직접 교대로 경비실 청소를 도맡아서 하고, 경비실에 자동혈압측정기를 비치해 주민들은 물론 경비원들까지 이를 이용할 수 있게 하고 있다. 경비실에 혈압측정기를 비치한 덕에 주민들은 혈압도 측정하고 경비원들과도 스스럼 없이 소통하는 등 ‘일석이조’ 효과를 얻었다.

경비원들도 주민들사랑에 보답하고자 무딘칼을 갈아주는 ‘칼갈이 봉사’을 펼치고 있다. 아파트 임차인대표회의와 관리사무소 직원들은 경비실에 칼을 가져오는 주민들에게 직접 칼을 갈아주는 등 경비실을 닫힌 공간이 아닌 소통의 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이야기꽃 피우는 옥상텃밭=송보7차 아파트 주민들은 1세대 1식물 가꾸기 운동을 통해 옥상텃밭을 소통의 장으로 만들었다. 지난해부터 이곳 주민들은 아파트 관리사무소 2개동 옥상에서 가족이 함께 채소를 기를 수 있는 개인 경작구역과 공동 경작구역으로 나뉘어 텃밭을 운영하고 있다.

개인 경작구역에는 입주민이 소비하는 채소와 과일을, 공동 경작구역에는 수박, 참외, 블루베리 등을 전 주민이 함께 경작한 뒤 나눔행사를 통해 열매를 나눠 먹고 있다. 텃밭을 가꾸면서 자연스럽게 주민들이 이웃과 자라나는 식물, 가족 이야기를 하는 등 옥상텃밭은 이곳 주민들에게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또한 주말이면 이곳 옥상텃밭은 아파트 인근 유치원과 어린이집 어린이들에게 개방돼 주말농장으로 탈바꿈 한다. 자라나는 아이들이 식물이 커가는 과정을 지켜보고, 직접 체험하게 함으로써 생생한 실습현장이 되고 있다는 평이다.

/이은창 기자 lec@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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