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 232만 촛불·횃불…靑 100m앞까지…朴 더 버티나

6차 촛불집회, 서울 170만명·금남로 15만명 등 대통령 즉각 퇴진 요구

朴대통령 3차 담화에 분노 표출…“탄핵 안되면 정치권으로 향할 것” 경고

<남도일보 이은창·임소연 기자 6차 서울 촛불집회 현장 취재>

6차 촛불집회가 열린 지난 3일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시민들이 촛불을 밝히며 “박근혜를 구속하라”고 외치고 있는 모습. 서울/이은창 기자 lec@namdonews.com
“사상 최대 인원을 기록했던 5차 집회 때보다 빠른 속도로, 더 많은 참가자가 모이고 있습니다. 결국 박근혜 대통령의 3차 대국민담화가 민심에 불을 지른 격이 됐습니다.”

3일 오후 7시30분 6차 주말 촛불집회 인원을 취합해 발표한 사회자의 말에 서울 광화문광장에 모인 시민들은 환호했다. 2시간 뒤 주최 측이 최종집계한 광화문 촛불집회 규모는 170만명(경찰 추산 32만명)이었다. 광주(15만명) 부산 대전 대구 등 지역 집회 참가자 62만 명을 더해 232만명이 거리로 쏟아졌다.

1주일만에 새로운 역사가 쓰여졌다. 지난달 26일 5차 촛불집회 당시 단일 시민집회 사상 최대 규모(전국 190만명)를 기록한 이후 세가 한풀 꺾일 것이란 예상은 빗나갔다. 박 대통령의 3차 담화로 정치권이 요동쳤듯이 촛불민심도 달라질 것이란 전망도 비웃었다.

촛불은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더 커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박 대통령의 3차 담화는 시민들의 촛불에 기름을 부은 셈이다. 더 이상은 참을수 없다는 의지가 전국에서 최대인파 232만의 함성으로 표출됐다. 경찰 관계자의 “자체 추산으로도 이날 서울 도심 집회에 역대 가장 많은 인원이 참가했다”고 말 할 만큼 촛불의 힘은 컸다.

집회에 모인 시민들의 메시지는 분명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즉각 퇴진’이었다. ‘4월 퇴진’ ‘명예퇴진’ ‘탄핵 보류’ 등 정치권에서 논의되는 모든 것들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의미였다.

전날 법원이 청와대 앞 100m 구간까지 집회 및 행진을 허용한 점도 더 많은 시민들을 광장으로 모이게 했다. 박 대통령과 더 가까운 곳에서 ‘즉각 퇴진’을 외치려듯 광화문 인근을 빼곡히 수놓은 성난 촛불은 대부분 청와대를 향했다.

초등학생 자녀와 현장을 찾은 김대석(39)씨는 “박 대통령 3차 담화에 분노한 나 같은 시민이 광화문 광장 등으로 모두 나와 촛불을 들었다”며 “아이를 데리고 청와대 100m 행진까지 다녀왔는데 발디딜 틈도 없이 모든 도로가 분노한 시민들로 가득했다”고 말했다.

6차 촛불집회 주제는‘촛불의 선전포고-박근혜 즉각 퇴진의 날’ 이었다. 박 대통령이 즉각 퇴진하지 않으면 촛불민심이 더 사나워질 것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실제로 이날 서울 광화문광장는 촛불집회 개최 이후 처음으로 횃불이 등장했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4월 16일을 기리는 416개의 횃불이 청와대 주변을 밝혔다.

광장의 시민들은 박 대통령만 규탄한 게 아니었다.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는 물론, 새누리당 비박계인 김무성 의원 등을 비판하는 퍼포먼스도 펼쳐졌다. ‘탄핵 유보’로 돌아선 비박계의 입장을 보며 한 때 ‘탄핵 표결 연기’를 말하기도 했던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청계광장에 나왔다가 “새누리당 2중대라 소문났다”는 비난을 듣기도 했다.

3천여 명의 시민들이 광화문 집회에 앞서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 앞에 모였다. 이들은 대형 새누리당 깃발을 찢고 당사에 계란을 던지기도 했다. 박 대통령의 퇴진에 협조하지 않는다면 정당들도 내버려두지 않겠다는 경고였다.

정모씨는 “정치권에서‘질서있는 퇴진’을 명분으로 즉각 퇴진을 거부하는 움직임이 있는데, 만약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성난 촛불은 정치권으로 향할 것이다”며 “정치인들도 여야를 막론하고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가는 촛불민심에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민들의 박 대통령 즉각 퇴진 요구에도 청와대는 4일 현재까지 여야 정치권의 일정과 법 절차에 따라 물러나겠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임소연 기자 lsy@namdonews.com 서울 /이은창 기자 lec@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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