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퇴진’ 욕구에 청소년 범죄도 줄었다

수능후 해방감·사회불만 촛불집회로 분출

사건·사고 사실상 ‘0’…학폭도 30% 감소

“학생들 시국관련 의사 발표 인정이 큰 역할”

수능시험 이후 긴장감에서 해방된 광주ㆍ전남지역 청소년들이 연말 분위기에 편승해 유흥업소를 출입하거나 음주, 흡연 등 탈선행위가 우려됐지만 올해는 전혀 다른 상황이다.

최순실씨의 국정 농단으로 시작돼 박근혜 대통령 퇴진요구 사태가 벌어지면서 수능을 마친 청소년들이 정치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수능이후 주말마다 촛불 집회가 열려 청소년의 욕구불만이 정치권으로 분출되고 있다는 것이다.

4일 광주지방경찰청과 광주시교육청에 따르면 수능 이후 청소년들의 사건사고에 대한 구체적인 집계가 나오지 않았지만 과거에 비해 많이 줄었고 사실상 제로에 가까운 상황이다.

광주경찰청 서기원 아동청소년 계장은 “아직 구체적인 통계가 잡힌 것은 아니지만 현재까지 특별한 사건 사고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학교 폭력도 과거에 비해 30% 이상 줄었다. 학교와 경찰이 적극 나서 청소년들의 탈선행위에 대해 관리 감독을 철저히 하고 있고 범죄 예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시교육청 박주정 민주인권생활교육과장은 “현재까지 큰 문제로 보고된 것은 거의 없다. 작년과 재작년에 비해 학교가 안정돼 있다. 탈선을 막는 희망교실, 체벌 지양, 인성교육 실시, 성숙된 집회 시위를 보여주듯이 학부모 교육 강화 등의 교육이 주효했다”면서 “무엇보다도 학교에서 학생들의 시국 관련 의사 발표에 대해 인정하고 학생들 역시 시국에 관심을 가진 것이 가장 큰 계기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 3일 15만여명(주최측 추산)이 모인 ‘금남로 촛불 집회’에서도 고등학생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이날 집회에 박근혜 대통령과 비선실세 최순실,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새누리당, 대기업을 형상화 한 가면을 쓰고 행진하는 사람들 역시 광주일고 3학년 학생들이었다.

지난 19일과 26일 금남로와 서울 광화문 광장 등에서 열릴 촛불집회에도 수능이 끝난 고3 학생을 비롯해 중·고등학생들의 대거 참여했다. 고3 학생들의 경우 친구들과 삼삼오오 짝을 이뤄 서울 구경도 할 겸 서울에서 진행되는 광화문 촛불집회 참석하기도 했다.

지난 19일 촛불 집회에 참석한 전남체육고등학교 백미연(18·여)양과 이승열(19)군은 “고등학생인 우리가 뉴스를 봐도 상식적이지 않은 일이 대한민국에서 벌어졌다. 이번 사태에 대해 대통령은 죄를 뉘우치지도 않고 버티고 있어 속이 답답하다”면서 “앞으로 있을 집회에도 꾸준히 참석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한편 광주경찰청과 전남경찰청에 따르면 광주지역의 경우 지난해 수능 전후 유해환경 계도 및 집중단속을 펼쳐 유해업소는 21건 및 청소년 12명을 입건(폭력 6명ㆍ금품갈취 3명ㆍ절도 3명)하고 가출청소년 64명을 선도하는 등 청소년 탈선행위가 수능 전후로 집중됐다. 전남지역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유해환경업소 단속 39건, 청소년 4명을 입건하고 가출청소년 194명을 선도됐다.
/노정훈 기자 hun7334@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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