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수상 윈스턴 처칠과 경찰

<강명찬 전남 영광경찰서 생활안전교통과장>
 

경찰은 지난 2일 각 청과 일선 서별로 정유(丁酉)년 시무식을 갖고 금년에도 지역실정에 맞는 따뜻한 치안활동으로 민생안정에 더욱 주력할 것을 다짐했다. ‘주민에게 최고의 편안함을 드리는 치안활동을 전개할 것’을 다짐하며, 현장 업무를 처리하면서 바른 길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외부의 압력 때문에 자신의 역할을 져버리는 경우는 없어야겠다는 뜻에서, 영국의 위대한 수상 윈스턴 처칠의 일화를 떠올려 본다.

영국의 윈스턴 처칠 수상이 전용차를 타고 의사당을 향해 가고 있었는데 교통은 막히고 회의 시간은 임박했다. 마음이 조급해진 처칠은 운전사를 재촉했다. “여보게, 회의에 늦겠는데, 좀 더 빨리 달릴 수 없겠나?” “예, 저도 지금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요” 다급한 나머지 운전사가 신호를 위반하고 달리자, 교통경찰이 딱지를 떼려고 차를 세웠다. 운전사는 “지금 이 차에는 수상 각하가 타고 계시네. 회의시간이 임박해서 그러니 어서 보내주게!” 라고 말했다. 그러자 교통경찰은 “거짓말하지 마십시오. 이 나라의 법질서를 책임지고 있는 수상 각하의 차가 교통신호를 어겼을 리 없습니다. 또 설혹 수상 각하가 타고 있는 차라해도 교통신호를 위반했으면 딱지를 떼야지 예외는 있을 수 없습니다”

교통신호 위반 딱지를 떼였으나 처칠은 너무도 기분이 좋았다. 회의가 끝나자마자 처칠은 런던 경시청장에게 유쾌한 목소리로 전화를 걸었다. “경시청장인가? 나 처칠인데, 오늘 이러저러한 일이 있었으니, 그 모범적인 교통경찰을 일계급 특진시켜 주게나!” 그러나 런던 경시청장의 대답은 명쾌했다. “런던 경시청의 내규에는 교통법규를 위반한 사람에게 딱지를 뗀 교통경찰을 일계급 특진시켜 주라는 조항은 없습니다”라는 것이었다. 처칠은 그날 런던의 경찰들에게 두 번 당했지만 자신이 영국의 수상임이 한 없이 자랑스러웠다는 것이다.

수상이라도 비상식적 특권을 누릴 수 없는 도덕과 준법의 나라! 이것은 영국의 자랑이 되었고 신사도의 출발이었다. 선진국의 법에 대한 인식은 사실 간단하다. 법은 만인에게 평등하고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누구나 지켜야 하는 사회적 약속이기에 모두가 공평하게 지키면 되는 것. 하지만 우리 사회는 지금 어떠한가? 사소한 법질서가 확립되지 않는 사회는 모래 위에 쌓은 성과 같다. 기초질서나 교통질서가 지켜지고 집회시위가 법의 테두리 안에서 합법적으로 이뤄지는 사회야말로 가장 이상적이고 우리 사회가 지향해야 하는 이상향일 것이다.

새해 벽두에 앞으로 우리 사회의 안전과 국민의 행복을 위해 영국 교통경찰의 행동이 당연시 여겨지는 우리 사회가 되길 바라본다. ‘나 하나쯤은 괜찮겠지’ 하는 생각, ‘나 누군지 알아?’ 라는 막말은 결국 스스로 국가를 위태롭게 하고 국민 모두를 초라하게 만드는 소행들임을 망각해서는 안 된다. 법과 질서는 사람과 사람의 약속이면서 내 자신과의 약속이기도 하다. 법과 질서를 지키는 일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다. 남을 의식하거나 남을 탓하기 전에 내가 먼저 지키면 되는 것이다. “지키니 안전하고 편해요!”의 2017년이 되도록 함께 노력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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