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시민들은 진실만 말했다”

고 조비오 신부 피터슨 목사 등

5·18 당시 군 헬기 사격 증언

1980년 5·18 당시 군 헬기가 전일빌딩 주변을 비행하고 있는 모습. /5·18기념재단 제공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이 5·18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의 헬기 사격을 37년만에 공식화한 가운데 정수만 전 5·18 민주유공자유족회장은 “광주 시민들은 그 동안 진실만을 말했다”고 말했다.

16일 정 회장은 남도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보수 세력의 5·18 역사 왜곡과 폄훼 속에서도 광주 시민들은 1980년 5월부터 지금까지 신군부와 계엄군이 국민들을 상대로 저지른 만행을 계속해서 증언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지난해 9월 선종한 조비오 신부는 1989년 2월 국회에서 열린 5·18 진상규명 청문회에 출석해 자신이 목격한 헬기 사격에 대해 증언했다.

조 신부는 청문회에서 “5월21일 오후 1시30분에서 2시 사이 전남도청 쪽에서 사직공원 쪽으로 헬기가 날아가면서 번쩍하는 불빛과 함께 3차례에 걸쳐 기관총 소리가 들렸다”고 진술했다.

당시 광주에서 선교사로 활동했던 아놀드 피터슨 목사도 저서‘5·18 광주사태’에서 “21일 오후 3시15분쯤 헬기가 거리의 군중을 쏘기 시작한 이후 병원에 환자들이 몰려들었다”고 적었다.

그러나 군 당국은 ‘헬기 사격은 없었다’며 한사코 이를 부인했다.

확인된 목격자만 20명 안팎에 달했지만 물증이 없었던 상황에서 이번 국과수의 판단은 37년 만에 5·18의 진실을 파악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5월 단체들은 기대하고 있다.

정 회장은 “계엄군의 헬기 사격과 관련해 20명이 넘는 사람들의 증언과 검찰 진술과 목격담이 있었다”며 “확실한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37년 동안 묻혔던 이들의 목소리가 국과수의 전일빌딩 탄흔 조사 보고서와 함께 진실을 밝히는 근거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광주 시민들은 그 동안 진실만을 말해왔던 것”이라며 “5·18 폄훼와 역사 왜곡을 멈추고, 사격 명령자 등 아직도 풀지 못한 그날의 진실이 보다 명확하게 규명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임소연 기자 lsy@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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