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구제역, 인체 감염 우려되지만 가능성 ‘희박’

AI 75도 이상 5분·구제역 50도 이상 30분 가열

보건당국, 손 씻기 등 예방수칙만 잘 지키면 안전



전국을 뒤덮었던 조류인플루엔자(AI)가 소강상태에 접어들었지만 이번엔 구제역(口蹄疫)이 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어 보건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이들 가축 전염병이 인체에 감염되지 않을까 우려감이 높아지고 있다. 현재 보건당국이 밝히고 있는 것은 감염은 우려되지만 감염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중론이다.

우선 구제역은 소, 돼지 등 발굽이 둘로 갈라진 동물이 바이러스에 전염되는 가축전염병으로 치사율이 5~55%에 달한다. 하지만 인수공통전염병인 AI와 달리 다른 동물이나 사람에게 전파 가능성은 극히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감염동물을 매개로 한 인체 감염 사례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8일 보건당국 등에 따르면 문헌상 인간 구제역 감염 첫 의심사례는 1695년으로, 1921년부터 1969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약 40건 정도의 구제역 인체 감염이 확진된 것으로 알려졌다. 감염경로는 소에서 짠 살균되지 않은 원유를 마시거나 일부는 호흡기를 통해 감염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주요 증상은 구제역에 감염된 동물과 마찬가지로 손에 물집이 생기거나 입 주변, 혀 등에 물집이 생기는 등 수족구병과 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통, 발열 등이 동반하기로 한다.

그러나 그동안 인체 감염 의심사례 모두 특별한 치료 없이 저절로 호전돼 위험성은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이런 이유로 구제역은 사람에게 전파되지 않는다는 것이 정설이다.

2000년 이후 국내에서 수차례 국내 가축농가에서 구제역이 발생했음에도 인체 감염은 한 건도 없었다. 구제역 바이러스는 열에 약해 50도 이상에서 30분 이상 가열하면 사멸하기 때문에 날고기를 먹지 않고, 익혀 먹으면 감염될 가능성은 없다.

인수공통전염병으로 분류되는 AI는 사람에게 전파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고 인체 감염도 국내에서 확인된 바 없지만 가금류 접촉 금지 등 예방수칙은 철저히 지켜야 한다는 게 보건당국의 설명이다. 중국에선 지난해 10월부터 140명이 AI에 감염됐고 이중 37명이 사망해 26.4% 수준의 높은 치사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AI 인체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철새도래지나 가금류 농장 방문을 자제하고 야생조류나 닭·오리 등 가금류와 접촉을 삼가야 한다.

가금류와 접촉 후 발열, 기침, 인후통 등 호흡기 증상이 발생하면 즉시 관할지역 보건소 또는 1339로 신고해야 항바이러스제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 닭·오리고기 등을 섭취할 경우 75도 이상에서 5분 이상만 가열해도 안전하다.

결국 구제역, AI 모두 인체 감염성이 낮은 만큼 개인위생 철저 등 예방 수칙만 잘 지킨다면 크게 문제 될 게 없다는 게 공통된 의견이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구제역은 사람에게 전파되지 않는다는 것이 의료계의 공통된 의견이고 AI 역시 인체 감염 위험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일반인의 경우 손 씻기 등 예방수칙만 주의해도 전혀 걱정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노정훈 기자 hun7334@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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