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라지고 찢겨지고’…참사의 아픔‘역력’

방향타 오른쪽 향해·외부 충격 흔적 없어

팽목항 추모 발걸음…미수습자 귀환 염원

■3년만에 모습 드러낸 세월호

반잠수선에 누워있는 세월호
침몰 후 3년만에 인양작업이 완료된 세월호가 26일 전남 진도군 사고해역에서 반잠수선박위에 처참한 모습으로 선적되어 있다. /해양수산부 제공
반잠수선에 의해 전남 진도군 맹골수도 해수면 위로 완전히 떠오른 세월호는 곳곳이 갈라지고 찢겨지는 등 처참한 모습이었다. 세월호는 재킹바지선의 인양과 반잠수선 선박 거치를 거쳐 지난 25일 오후 9시 15분께 선체 전체 모습을 드러냈다.

26일 오전 미수습자 가족들과 함께 탄 지원선에서 바라본 세월호 선체는 반잠수식 선박 화이트마린호에 얹혀 왼쪽으로 누워 있었다.

길이 146m·높이 26m·폭 22m의 세월호는 침몰 1075일 동안 거센 물살에 부식된 흔적을 곳곳에서 드러냈다. 오랜 시간 바다 밑에 있었던 까닭에 붉게 물든 녹과 진흙으로 군데군데 뒤덮여 있었고, 선체 바닥 부분의 푸른색도 많이 긁히고 지워져 있었다.

유리창이 사라진 객실에는 칸 마다 유실 방지망이 덕지덕지 붙어 있었다.

바닥에는 물때·기름때·부유물 등이 낀 것으로 추정되는 검은 얼룩이 많았고, 비교적 길게 갈라진 흔적도 눈에 띄었다.

바닥에 달린 2개의 스크류는 비교적 온전한 모습이었고, 바닥 가운데에 위치한 방향타는 오른쪽으로 들려있었다. 방향타가 들려진 각도는 세월호 침몰 당시 원인을 규명하는 근거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좌우현·선수·선미·갑판 곳곳도 갈라지고 긁혀 있었지만, 선체가 외부 충돌에 의해 파손된 흔적까지는 보이지 않았다.

우현은 ‘W자’ 형태(뱃머리~꼬리)로 갈라진 흔적이 남겨져 있었고, 돌출형 대형 계단도 검게 변해 있었다.

선수 측면에 적힌 ‘SEWOL(세월)’과 꼬리 부분에 적힌 ‘CHONGHAEJIN(청해진)’은 아주 흐릿해져 가까이 다가서야만 알아볼 수 있는 상태였다. 세월호에서 현재 진행 중인 배수와 잔존유 처리 작업은 육안으로 보이지 않았다. 화이트마린호 주변에서는 방제선들이 소화포를 뿜어내며 유출된 기름을 제거하느라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한편 침몰한 지 3년만에 세월호가 인양되면서 통곡과 오랜 기다림의 항구였던 팽목항에는 미수습자 9명의 귀환과 진실규명을 염원하는 마음이 모아졌다.

세월호가 물 밖으로 나온 뒤 첫 주말인 26일 오전 전남 진도군 임회면 팽목항에는 어린아이의 손을 잡은 부모를 비롯해, 노부부, 연인, 시민단체 등 다양한 계층의 추모객 수천명이 팽목항을 찾았다. 이들은 팽목분향소에 들러 한송이의 꽃을 놓은 뒤 고개숙여 희생자를 추모했다.

방명록에는 “세월호가 떠올랐습니다. 찾지 못한 9명이 가족 품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진실이 밝혀질 수 있도록 국민의 힘을 모읍시다” 등 추모의 글을 남겼다.

진도/하강수 기자 hgs@namdonews.com·/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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