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얼리체험 프로그램의 한계와 발전방향

요즘 날씨 좋은 주말이면 20대 초반 커플들이 데이트 코스로 꼭 들르는 곳이 있다. 바로 커플링을 직접 만들어 갈 수 있는 주얼리 체험장이다.

은(Silver)을 소재로 하는 주얼리체험장은 무언가 서로에게 의미 있는 추억을 남기고 직접적인 체험을 통해 돈독한 사랑을 확인할 수 있는 둘만의 소통의 장소. 놀이문화로 정착하게 된 것이다.

예로부터 금속공예는 모든 조형분야 중 가장 많은 가짓수의 도구와 기술을 다루는 분야로 일반인들의 접근이 쉽지 않았고 학문적인 가치와 수공예적인 매력을 가졌기에 더욱 전문성이 요구되기도 하였다.

그런데 오늘날 주얼리 체험문화는 시대적인 유행과 상업적 접근으로 전문성을 배제한 체 여러 곳에서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체인점으로 활발하게 시장을 확보하고 있다.

어렵게만 느껴졌던 주얼리공예가 예약만 하면 언제든지 한 두시간 내 커플들이 데이트도 하면서 커플링 만들 수 있는 공간으로 상품화에 성공을 거두고 있지만 그 내면을 들여다 보면 너무도 미흡한 면이 많다.

유행과 상품화의 성공을 거둔 것에 반해, 수공예적인 도구와 전문기술을 요구하는 주얼리체험공방은 시설과 전문성이 결여되고 획일적인 디자인과 단순한 작업과정으로 주얼리공예가 갖는 의미와 본질을 잃어가고 있다

어려운 기법사용이나 금속을 서로 붙이는 땜, 보석세팅은 대부분 공방을 운영하는 운영자가 대신 해주기 때문에 모든 공정을 커플들이 체험하기보다는 일부분만 참여하는 단순한 프로그램으로 획일화 되어 있다.

하나의 주얼리를 만들기 위해 여러 가지 기법을 사용하여 두들기고 펴고 오그리고 늘리는 작업을 통해 커플들이 원하는 형태 즉, 디자인을 완성시켜 나가면서 공예의 참된 의미를 느끼고 체험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다양한 주얼리체험 프로그램 부족과 작업시설 미흡, 시간과 전문기술 결여로 소비자가 만족할 만한 체험을 하지 못하고 극히 일부만 참여할 수 있도록 되어있는 것이 현 체험공방의 현주소인 것이다

따라서 수공예적인 작업을 통하여 만족할 만한 체험을 하기 위해서는 커플들이 기본적인 금속공예 기법을 미리 공방에 와서 교육을 통해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

이러한 부분들이 상품의 퀄리티나 마감처리, 다양한 디자인에 영향을 주는 요소이기 때문에 중요한 예비 준비단계인 것이다. 그리고 전문기술이 없는 일반인이 체험공방에서 아무런 사전 교육없이 2~3시간내 원한는 주얼리(커플링)를 만든다는 것은 전문가적인 입장에서 매우 어려운 일이라 생각이 든다

작업의 난위도에 따라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작업시간이 평균 2~3일에서 일주일이 넘을 수도 있기 때문에 시간적 한계성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시간 내 완성할 수 있는 알맞은 디자인과 기법, 공정별로 표준화 표본을 만들어 학습모형으로 소비자에게 제시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체험공방이 독창적으로 준비하고 갖추고 있어야 할 중요한 부분이며, 공예의 본질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좋은 놀이문화로 발전시켜나가는 하나의 계기가 될 것이다.

하지만 현재의 주얼리체험장에서 이러한 측면들은 전혀 반영하지 않은체 획일적이고 체계성이 없는 일회성 체험 성격을 갖는 프로그램으로 소비자에게 다가가고 있다

이러한 독창적 프로그램 결여와 컨텐츠의 부족은 소비자의 만족도를 떨어뜨리고 주얼리체험문화의 본질을 흐트리면서 그 의미를 훼손시키고 있다.

따라서, 무엇보다도 주얼리체험 문화가 진정한 수공예의 의미를 담고 시대적 요구에 부흥하기 위해서는 90세대들만의 놀이문화에만 극한되지 않고 한걸음 더 나아가 주얼리 공예가 갖는 본질을 잘 이해하면서 모든 사람들이 애호할 수 있는 기법들로만 독창적 프로그램 개발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이렇게 하려면 주얼리 체험프로그램을 연령별, 기법별, 종류별, 형태별, 작업시간별로 체계화하여 표준화된 학습모형을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하며,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온 가족이 함께 즐기는 놀이문화로 정착시켜야 할 것이다.

글 / 광주대학교 패션주얼리학부 외래교수 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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