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때마다 흘렸던 눈물…올해는 달랐다”

제37주년 5·18 민주화운동 행사 종료

정권 교체 후 첫 기념식 개최 뜨거운 관심

‘대통령 포옹’장면 감동과 희망의 상징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8일 제37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이 열린 광주광역시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유족의 편지 낭독한 김소형씨를 안아주며 위로했다./뉴시스
‘촛불로 잇는 오월, 다시 타오르는 민주주의’란 주제로 열렸던 제37주년 민주화운동 기념행사가 지난 27일 부활제를 끝으로 30일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올해 5월 광주는, 1980년 당시 광주 시민들이 꿈꿨던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부활과 대동 세상을 여는 장이 됐다. 매년 분노에 가득 찬 눈물과, 설움으로 점철됐던 과거와 달리 감동과 희망의 꿈을 꿀 수 있는 기쁨의 눈물로 승화됐다.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부활과 통합의 상징으로 거듭난 올해 5월을 되짚어본다.

◇대선 전 행사 시작 ‘무관심’=제37주년 5·18기념행사는 지난 1일 5·18민주묘지와 망월동 옛 묘역에서 열리는 걸개시·산문전으로 첫 시작을 알렸다. 하지만 9일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정권 교체에 대한 열망이 높은 탓에 행사에 대한 열기는 다소 시들한 상태로 출발했다.

대선에서 10년 만에 정권교체가 이뤄지면서 모든 게 확 달라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당선되자마자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국가보훈처에 지시했다. 이는 9년째 반복됐던 분열과 갈등이 마침표를 찍게 만들면서 80년 5월 광주 시민들이 꿈꿨던 ‘대동 세상’이 열렸다.

광주 동구 금남로 옛 전남도청 앞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5·18 전야제에 모인 1만여 명의 시민들은 ‘임~행진곡’을 함께 부르며 축제 분위기를 연출했다. 초등학생부터 중·고등학생과 대학생, 시민들,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과 유가족 등이 한데 어우러져 목청껏 ‘임~행진곡’을 불렀다.

◇역대 최대 1만명 기념식 참석=올해 5월은 공식 기념식에서 정점을 찍었다. 기념식은 4년만에 대통령이 참석하면서 위상이 달라졌다. ‘임~행진곡’제창 분위기로 참석자도 역대 최대 규모인 1만여 명을 기록했다. 여야 지도부와 대선 후보, 국회의원까지 총출동했다. 문 대통령을 보기 위해 몰려들었던 시민들의 박수와 환호가 이어지는 등 기념식은 축제의 장이 됐다. 문 대통령은 기념사와 유가족 포옹의 돌발 행동(?)으로 유가족과 광주 시민들을 울렸다. 시민들의 눈물은 슬픔과 분노, 설움의 눈물이 아니었다. 감사와 위안, 감동의 눈물이었다.

◇진실 규명은 언제=5·18민주화운동의 완전한 진실을 밝히기 위해 풀어야 할 과제는 뚜렷하지만 좀처럼 나아가질 못하고 있다. 집단발포 명령의 전모를 밝히고, 발포 명령자를 찾아내는 것이 시급하지만 베일에 가려져 있다. 진실 규명만이 역사 왜곡과 폄훼를 근절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다.

광주 시민들은 문 대통령이 기념식에서 5·18 역사왜곡과 민주주의 부정행위를 막고, 헬기 사격까지 포함한 발포의 진상과 책임 등 5·18 진상 규명에 더 큰 노력을 기울이고, 5·18정신을 헌법 전문에 담겠다고 약속한 점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이 기대는 37년간 미완의 숙제로 남겨졌던 5·18 역사 바로 세우기가 제대로 진행될 지 지켜보겠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노정훈 기자 hun7334@namdonews.com

"광주전남 지역민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남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