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일보 행복나눔…아름다운 자원봉사

(3)실버행복나눔 자원봉사클럽

생활 속 불편 뚝딱 뚝딱 해결…‘동네 맥가이버들’

‘은퇴’기술자들 모여…취약계층 생활환경 개선

평균 연령 75세…동파된 수도관 등 못고치게 없어

현역시절 사용하던 장비 짊어지고 어디든지 달려가

부인들도 거들며‘부부 봉사’…힘 다할때까지 계속
 

‘동네 맥가이버들’
평균 75세로 이뤄진 (사)대한노인회 광주광역시 연합회 자원봉사지원센터 소속‘실버행복나눔 자원봉사클럽’회원들은 은퇴 후 동네에서 겪는 불편 사항이나 취약계층의 일상 속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어디든 달려간다. 사진은 지난 5월 광주 북구 임동 어린이 공원에 설치된 운동기구 수리를 마친 후 화이팅을 외치는 모습 /(사)대한노인회 광주광역시 북구지회 제공
‘실버행복나눔 자원봉사클럽’회원들이 직접 수리한 운동기구를 시범 사용하는 모습.
‘실버행복나눔 자원봉사클럽’회원들의 개인 소장용 연장·장비 모습.
‘실버행복나눔 자원봉사클럽’회원들이 지난 3월 광주 북구 신안동 한 경로당을 찾아 수도배관을 정비하고 있는 모습.

광주광역시 북구 임동에는 전화 한 통이면 달려오는 ‘동네 맥가이버들’이 있다. 평균 연령 75세로 이뤄진 (사)대한노인회 광주광역시 연합회 자원봉사지원센터 소속‘실버행복나눔 자원봉사클럽’회원들은 은퇴 후 동네에서 겪는 불편 사항이나 독거노인 등 취약계층의 일상 속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어디든 달려간다. 부서진 공원 운동기구, 막히거나 동파된 배수관, 고장난 에어컨·선풍기 등 이 맥가이버들은 못 고치는 게 없다.

◇은퇴후 집수리 봉사…부부봉사단으로

‘실버행복나눔 자원봉사클럽(실버클럽)’은 2015년 1월 광주 지역 내 은퇴한 전문 기술자들이 한 두명 씩 모여 동네 취약계층의 노후 주택 등을 수리한 게 봉사클럽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8월 (사)대한노인회 광주광역시 북구지회 권유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현재 실버클럽은 김상섭 팀장을 비롯해 11명으로 구성됐다. 미군부대 특수중장비 정비 출신부터 인테리어, 소방, 보일러, 배관, 전기 등 분야 전문가들이 은퇴 후 모여 이웃들의 생활 환경을 보살피는 역할을 하고있다.

회원들은 도움이 필요한 곳이 있다면 언제든지 달려간다. 자신들이 현역시절 사용했던 장비를 직접 짊어지고 자전거를 타거나 도보가 가능 한 곳은 걸어서 간다.

실버클럽에 활동에 가장 큰 도우미는 바로 아내들이다. 아내들이 남편들과 함께 하면서 하나 둘 도와주다 보니 자연스레 ‘부부봉사단’이 됐다.

회원 이창균(79)씨는 “모르는 사람이 도와주는 것 보다는 회원분들의 아내들이 도와주는게 더 편하고 봉사를 함께 할 수 있어 보람된다”면서 “기력이 닿는데까지 손잡고 함께 봉사를 다니고 싶다”고 말했다.

◇못 고치는 게 없는 ‘동네 맥가이버’

실버클럽은 지난해 8월부터 이달까지 월 4회씩 봉사활동을 다니며 총 50여건의 민원을 처리했다. 독거노인 가정에 도시가스 안전교육 및 화재예방 교육을 실시하고 도시가스 타이머를 구매해 설치하도록 유도했다. 또 수도배관, 전기 배선, 화장실, 부엌, 보일러, 동네 공원 운동기구, 집 수리 등 모든 생활 환경 개선 공사를 도맡아 하고 있다.

실버클럽은 여름과 겨울철이 돼면 더 분주해 진다. 여름철에는 가까운 경로당과 취약계층 가정을 방문해 선풍기와 에어컨 전기배선 점검 및 수리를 실시한다. 겨울에는 오래된 주택에서 자주 발생하는 수도관 동파 피해를 해결하기 위해 분주하다.

북구 임동에 거주하는 김모(82·여)씨는 “홀로 생활한지 수십년째인데 집안에 물건이 고장나면 어쩔 수 없이 그냥 두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번 여름에는 날도 더운데 수도가 고장나서 세수는 커녕 화장실 사용도 못했는 데 이렇게 뚝딱뚝딱 고쳐주셔서 감사한 마음을 어떻게 전해야 할 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실버클럽 초창기에는 개인 소장용 장비를 이용해 봉사를 다녔다. 지금은 광주광역시 노인연합회에서 매달 20만원씩 식사와 교통비를 지원해 준다. 그런데 회원들은 이마저도 사용하지 않고 모두 모아 천장에 못을 박는 드릴 등 필요한 연장을 구매하거나 수리시 사용하는 부품을 구매한다.

대한노인회 광주 북구지회 배일진 부장은 “어르신들이 식사비와 교통비까지 아끼시면서 연장을 구매하시는 모습을 보면 더 도움드리지 못해 안타까우면서도 존경스럽다”면서 “봉사시 장비와 부품 구매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앞으로 지원이 늘어나야 할 것 같다. 북구지회에서 도움 드릴 수 있는 부분은 아끼지 않고 지원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임소연 기자 lsy@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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