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양산단 힘든 여정 뚫고 희망 개척

대양산단 힘든 여정 뚫고 희망 개척

<박홍률 전남 목포시장>
 

목포시민이 대양산단에 대해 갖는 감정은 양면적이었다.

목포는 과거도, 현재도 신성장 동력산업을 육성해 조선업에 편중된 산업구조에서 탈피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를 위해 민선5기에 조성한 대양산단은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해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인구 증가 특히 일자리를 찾는 청년을 끌어들일 것이라는 기대를 품게 했다. 서해안고속도로, 무안공항, 목포신항, KTX 등 사통팔달의 교통망, 우수한 정주여건, 원활한 산업인력 공급 등 여러 강점은 낙관적인 전망을 가능하게 했다.

반면 재원으로 인한 우려도 있었다. 대양산단은 금융권에서 2천909억원을 조달해 조성했고, 목포시는 이를 보증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지방도시가 감당하기 힘든 거액이라며 불안해했다. 국내외 경기침체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어느 기업이 선뜻 투자하겠느냐는 의구심도 있었다. 실제로 전남을 비롯해 수도권, 경남 등 201개 기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입지 수요는 8%에 불과했다. 인근 산단에 비해 높은 분양가도 비관론에 힘을 실었다. 자칫하면 거액의 빚과 천덕꾸러기로 전락한 산단만 떠안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대양산단 분양은 예상했던대로 피할 수 없는 민선6기 목포시 최대 과제가 됐다. 0%인 분양률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할 수 있는 모든 것은 해야만 했다.

먼저 분양 전담 부서를 신설해 전문성과 계속성을 담보했다. 담당부서만 아니라 전체 공무원이 분양에 관심을 갖도록 인센티브제도 시행했다. 공무원들은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세일즈맨의 절박한 마음으로 분양에 매진했고, 지금도 그렇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끈질기게 홍보해 투자자의 마음을 열어가고 있다. 지금까지 분양한 필지 어느 하나 손쉽게 계약한 것은 없다. 올라가고 있는 분양률은 가시밭길을 걸어온 공무원들의 정성이 빚어낸 산물이다. 모두 다 고무적이지만 ㈜위지트에너지의 분양 계약 및 공장 준공은 한전 에너지밸리 관련기업 유치에 물꼬를 텄다는 점에서 더욱 특별하다.

좌절도 숱하게 있었다. 상당수 기업이 투자 의향은 있으나 메리트가 부족하다, 분양가가 높다 등을 이유로 정작 계약에는 머뭇거렸다. 이는 여건을 개선하면 분양을 촉진할 수 있음을 의미했다. 이에 따라 대양산단의 장점과 매력을 키우는 노력에도 각별한 역량을 쏟았다. 입주기업이 특별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지방중소기업 특별지원지역 지정을 추진했고, 철저한 법률 검토와 설득력 있는 논리로 결국 작년 9월 지정받았다. 이로써 대양산단에 입주하는 중소기업은 공공부문 사업에 참가할 경우 제한경쟁입찰 및 수의계약 등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분양에 불리하게 작용했던 분양가도 낮췄다. 조성원가가 ㎡당 7천640원으로 절감되면서 분양가를 3.3㎡당 평균 88만원에서 85만5천원으로 2만원5천원 인하했다. 분양에 악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나아가 목포의 IMF 사태를 초래할 악재도 막았다. 조성 당시 체결했던 금융약정서에 따르면 작년 4월 1천454억원을 상환해야 했으나 재정여건상 불가능했다. 이에 따라 약정서를 변경해 대출만기일을 2019년 4월로 일괄 연장했고, 금리 부담도 5.2%에서 3.4%로 인하해 117억원을 경감시켰다.

돌이켜보면 대양산단과 관련된 모든 것은 마냥 쉬운 것이 하나도 없었다. 하지만 하나둘 늘어나는 공장과 8%에 불과했던 입지수요를 훌쩍 뛰어넘는 37.5%(8월 현재)의 분양률은 고생 끝에 낙이 온다는 속담을 실감하게 한다. 물론 안심하고 만족할 상황은 아니다. 분양을 위해서라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만나고, 또 만나야 한다. 수산식품수출지원단지가 조성될 수 있도록, 에너지벨리 관련 기업이 투자할 수 있도록 정부, 기업도 설득해야 한다. 앞으로도 쉽지 않겠지만 대양산단이 침체된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는 희망을 품고 세일즈를 위한 여정을 오늘도 내일도 이어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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