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열흘 황금 연휴 확정에 엇갈린 ‘희비’

다시 없을 기회…해외여행족 ‘환호’

독서실 피난가는 취준생들은‘우울’

국내 골프 여행·방콕·근무 등 다양

올 추석 연휴엔 임시공휴일 지정 등으로 무려 10일(9월30일~10월9일)을 쉴 수 있게 됐지만, 시민들의 반응은 제각각이다. 최장 휴가(?)를 즐기게 된 직장인들과 달리 수험생이나 취준생들은 각종 시험을 앞두고 ‘그림의 떡’으로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광주 남구 진월동에 사는 직장인 박지혜(28·여)씨에게는 이번 연휴가 직장생활을 하며 긴 해외여행을 갈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사진이나 미디어 매체 등으로만 접해 봤던 세계 3대 폭포 ‘나이아가라’와 올해 초 방영했던 인기 드라마 ‘도깨비’의 촬영장소를 어머니와 함께 직접 보러갈 예정이다.

박 씨는 10월 2일 임시공휴일이 지정되기 4개월 전부터 이날 연차를 내겠다고 마음 먹고 그동안 모아 두었던 적금 통장을 해지하고 1인당 300만원 상당의 미국동부-캐나다 퀘백 8박10일 여행 패키지를 예약했다.

박 씨는 “연차를 낼 생각을 하고 예약을 했는데 임시공휴일이 지정돼 마음편히 다녀올수 있겠다”면서 “직장생활을 하면서 이렇게 긴 연휴를 언제 또 즐겨보겠냐는 생각에 ‘해외여행의 끝왕판’이라는 미국 동부 여행을 가기로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서구 금호동에 사는 자영업자 김춘숙(50·여)씨도 “이번 연휴에는 가게 문을 닫고 친구들과 부부동반 골프여행을 다녀올 예정이다”면서 “그동안 일에 치여 살았지만 이번에는 정부에서 임시공휴일까지 지정해준 만큼 알차게 보낼 생각이다”고 강조했다.

유래없는 긴 연휴를 집에서 ‘방콕’ 하겠다는 이들도 있다.

오모(37)씨는 “연휴가 길어 어떤 것부터 해야할지 벌써부터 설레인다”면서 “중간중간 회사 당직을 서야하기는 하지만 집에서 독서와 음악, 영화 감상 등을 하면서 그동안 제대로 갖지 못했던 휴식을 마음껏 즐겨보겠다”고 밝혔다.

황금 연휴가 달갑지 않은 이들도 있다.

경찰 공무원을 준비중인 정지수(26·여)씨는 “고향은 해남이지만 광주에서 자취를 하면서 경찰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하고있다”면서 “시험에 2번이나 낙방하면서 부모님과 친척들에게 눈치가 보여 이번 연휴에는 고향에 내려가지 않고 공부에 집중하겠다”고 전했다.

광주지역 한 어린이기관에서 일하는 김모(36·여)씨는 “전국 각지에서 지방으로 모일 기회는 이때 밖에 없기 때문에 우리 기관은 한 하루도 쉬지 않고 어린이와 가족들을 위한 행사를 진행한다”면서 “다른 아이들을 위해 명절에도 쉬지 못하고 일하게 되면서 내 아이들은 돌봐주지 못해 미안할 따름이다”고 토로했다.


/임소연 기자 lsy@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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