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용 소화기 1개·감지기 1개는 ‘생명 지킴이’

<민종택 전남 영암소방서 구조대장>
 

만약 우리집에 불이 난다면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그땐 아마도 나와 우리가족의 생사는 장담할 수 없다. 설상가상으로 그런 일이 모두가 잠든 밤중에 발생한다면 우리가 살아서 밖으로 탈출한다는 건 영화속에서나 가능한 일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소방청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주택 화재는 2천589건으로 전체 화재의 22.4%를 차지하고 있다. 그 중 인명피해 사망자의 70.6%가 주택화재에서 발생했으며 사망자 발생은 밤 11시에서 새벽 2시 사이 수면중인 상태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화재로 인한 인명피해를 줄이기 위해 미국은 1977년에 주택용 소방시설제도를 도입했고 영국은 1991년, 일본은 2004년, 프랑스는 2011년, 그리고 우리나라는 2012년에 제도를 마련해 현재 추진 중이다.

‘화재예방, 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에는 아파트와 기숙사를 제외한 모든 주택은 2017년 2월 4일까지 주택용 소방시설을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주택용 소방시설’이란 소화기 및 단독경보형감지기를 말한다. 소화기는 세대별, 층별 1개 이상을, 단독경보형감지기는 구획된 공간(방, 거실 등)마다 1개씩 설치하면 된다. 단독경보형감지기는 자체 배터리로 화재 시 경보를 울려주는 시설로 구입 후 천정에 부착하면 돼 주택화재 시 인명피해를 줄일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소방시설이다.

주택용 소방시설 의무설치 기한이 1년여 앞으로 다가옴에 따라 전국 모든 소방관서에서는 다양한 방법으로 홍보 중에 있으나 소방관서만의 노력으로는 한계가 있다. 안전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 형성과 여론형성의 영향력이 큰 대중매체의 협조가 절실한 실정이다. 또한 대형마트 및 농·수협 하나로마트 등 판매대 개설을 통해 누구나 쉽게 소화기 및 감지기를 구입할 수 있도록 지역 판매업체들의 도움 역시 필요하다.

소화기 1개, 감지기 2개 구입 비용은 판매처마다 다르지만 대략 5만원 안팎이다. 화재는 언제 어디서 어떻게 발생할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우리가족과 이웃의 소중한 생명과 재산을 지킬 수 있는 소화기와 감지기를 선물하는 것은 어떨까하는 간절한 생각이 든다.

주택용 소방시설 설치는 우리 모두가 지켜야 할 의무임과 동시에 최소한의 안전장치라는 인식을 깊이 새겨 조속히 실천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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