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작은학교 활성화 대책은 ‘일회성’

대부분 1년 단위 행사지원…특성화 취지 못살려

전남도-교육청 지원도 따로 따로 “연계 방안 필요”

전남 학생 60명 이하 학교 368개…전체 41% 차지

농촌지역 작은학교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전남의 교육·행정당국이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해 놓고 있지만 일회성·행사성 위주인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청과 행정당국의 지원도 제각각이어서 연계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13일 전남도와 전남도교육청에 따르면 전남교육청은 올해 전남 작은학교(학생수 60명 이하 학교) 활력 제고를 위해 특성화 프로그램을 운영중이다. 교육청이 전남의 작은학교 297개 초·중학교(무지개학교·거점중 제외) 학생 1명당 9만원씩 총 8억1천만원을 지원하는 이 사업은 작은학교 만이 할 수 있는 특색있는 프로그램을 통해 폐교 위기를 맞은 작은학교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학생들의 교육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지난해부터 시작됐다.

하지만 일선 학교들은 예산부족을 이유로 연 1회, 일회성에 그치는 특성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사업취지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지난해 전남 진도의 한 초등학교 3개 분교는 학생들의 토론 능력 향상을 위한 협동학습을 작은학교 특성화 프로그램으로 운영했지만, 단 1회에 그쳤다. 3개 분교의 학생수를 모두 합쳐도 9명 뿐이어서 교부예산이 91만원에 그쳤기 때문이다. 협동학습을 이끈 담당교사도 “특성화 프로그램 운영 횟수를 연 2, 3회로 늘릴 수 있을 정도의 예산 증액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학생수가 29명인 나주의 한 초등학교는 지난해 11월 2박 3일 일정의 서울 직업체험테마파크 견학을 작은학교 특성화 프로그램으로 진행했다. 농촌지역 학생들에겐 생소한 직업체험·도시문화체험이라는 좋은 취지에도 불구하고 작은학교 특성화와는 거리가 멀었다.

전남도도 일선 시·군과 함께 올해 ‘작은학교 살리기’ 사업을 진행중이지만, 이 마저도 일회성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도는 시·군과의 매칭사업으로 각각 7천500만원씩 총 1억5천만원의 사업비를 15개 작은학교에 지원했으나, 해당 학교들은 지원받은 예산을 내고장 탐사활동과 도시문화체험, 칠보공예교실 등 행사성 사업에 치중했다.

전남도는 지원대상 학교선정도 일선 시·군의 서면평가에 의존해 공정성을 저해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와 관련 전남도교육청 관계자는 “전남도에 작은학교 살리기 사업에 선정된 학교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과 지원학교 확대 등을 요청했다”며 “도교육청도 올해 3월부터 작은학교 1교 1브랜드 사업을 추진하는 등 폐교 위기에 놓인 작은학교들을 활성화시키는 사업에 매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전남의 작은학교는 총 368개교(2017학년도 기준)로 전체 학교의 41%에 달한다. 작은학교 수는 지난 2014년 342개(38%)에서 2015년 359개(40%), 2016년 363개로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은창 기자 lec@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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