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장축제, 기간 줄이고 내용도 개선해야

광주광역시 동구가 주최하고 있는 충장축제의 성격과 운영이 개선돼야 할 필요가 크다. 동구는 5일간의 행사를 마치고 22일 끝난 제14회 ‘추억의 충장축제’가 몹시 성공적으로 종료됐다고 자체평가하고 있다. 동구 측은 이번 축제에 역대 최대인파가 참여했으며 신세대를 겨냥한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더해 8090세대들도 함께 즐길 수 있는 축제로 거듭났다고 밝히고 있다.

그렇지만 이런 자평에도 불구하고 이번의 충장 축제는 그리 성공적이지 않다. 무엇보다 축제의 성격이 많이 변질됐다. 과거 ‘7080 충장축제’는 70~80년대의 생활상과 추억을 소재로 하고 광주 중심부인 충장·금남로를 무대로 해 관객흡인력이 컸었다. 중장년층에게는 향수를, 청년들에게는 과거 삶에 대한 호기심과 지역사랑을 심어줄 수 있어서 교훈적인 측면도 높았다.

그러나 이번 축제는 추억을 매개로 하지 않고 ‘신세대의 취향을 충족시켜주는 현장공연’위주로 진행됐다. 청년들은 라이브 음악연주와 공연에 환호했지만 중년층은 노래와 연주가 소음에 불과했다. 축제현장에서 펼쳐졌던 각종 게임도 즐기는 놀이에 불과할 뿐 광주의 역사나 문화에 접목시킨 것이 없었다. 전체적으로 보면 수준이 낮았고 관객 호응도도 미지근했다.

가장 아쉬었던 것은 충장로 뒷골목들을 축제의 현장으로 살리지 못한 점이다. 일부 충장로 상인들의 반발로 충장로 일대에서 벌어지던 프로그램들이 올해는 대폭 제한되다보니 자연 충장로 상인들의 참여도가 떨어졌다. 이는 ‘추억의 충장축제’ 무대가 금남로로 한정되고 행사 역시 공연위주로 단순화되는 결과를 낳았다. 축제는 요란한데 막상 볼거리는 적어져버린 것이다.

축제기간 동안 금남·충장로 일대에 들어선 노점상과 먹거리 상인들의 ‘요금횡포’도 축제의 질을 떨어뜨리는 원인이 됐다. 꼬치구이 등 대부분의 음식이 불결한 환경에서 만들어져 판매되고 있었다. 그러나 이에 대한 보건공무원들의 지도·감독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동구청이 성공적인 축제에만 급급해할 뿐 시민건강을 책임져야할 행정본연의 업무는 외면해버린 것이다.

축제무대가 마련된 금남로 2가 일대 주민들과 근로자들도 큰 불편을 겪었다. 행사장 주변 주민들은 5일 동안 고통을 겪었으나 이에 대해 감사와 유감을 표하는 동구청의 배려는 없었다. 예산만 낭비하는 소모성 프로그램을 대폭 줄이고 축제기간도 이틀정도로 단축시켜야 한다. 볼거리가 빈약하고 시민 호응도 역시 낮았음에도 ‘성공적 축제’ 운운하는 것은 억지고 기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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