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을 외면하는 ‘안철수 국민의당’ 운명

국민의당이 분당(分黨)위기로 치닫고 있다. 안철수 대표가 바른정당과의 통합 의지를 분명하게 표방하자 국민의당 호남 중진들은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반대하는 당내 조직을 만들겠다고 밝히고 나섰다. 정동영 의원은 ‘반안철수 조직’인 가칭 ‘평화개혁연대’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친안파(親安派)와 반안파(反安派) 간의 정면충돌로 당이 쪼개질 위기에 놓였다.

정 의원을 비롯한 천정배·박지원 의원 등은 이념과 노선이 다른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이들 의원들은 안 대표가 차기대선을 위해 ‘호남 버리기’에 나섰다고 비난하고 있다. 즉 안 대표가 호남의 지지만으로는 대선승리가 힘들다는 판단아래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통해 지지기반을 넓히려는, 탈호남(脫湖南)전략을 구사중이라는 것이다.

국민의당 ‘반안파’들은 21일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논의하는 당내 워크숍에서 의원들에게 창립 서명을 받아 ‘평화개혁연대’를 공식 출범시킨다는 계획이다. 이를 전후로 해 반안파과 친안파들이 상대방을 해당행위로 윤리심판위 제소와 징계위 회부를 강행할 가능성이 높다. 당내 워크숍에서는 양측의 지지자들이 물리적 충돌을 빚을 우려도 높다.

국민의당은 현재 ‘심정적 분당’상태에 놓여 있다. 호남지역 국민의당 소속의원 상당수는 호남과 거리를 두려는 안 대표와 더 이상 함께 할 수 없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호남지역민들도 지역주민들의 뜻은 아랑곳하지 않고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서두르는 안 대표를 마뜩찮게 여기고 있다. 호남민심을 하찮게 여기는 그의 행태에 분노하는 이들이 많다.

지역주민들은 안 대표가 말로는 호남민심을 존중하겠다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자신의 뜻을 먼저 앞장세우는 것에 대해 실망하고 있다. 지난 지방선거 공천과정에서도 그는 광주시민들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전략공천을 결정하고 이를 밀어붙였다. 성향이 다른 바른정당과의 통합이라는 중대한 문제를 놓고도 안 대표는 지역여론을 존중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총선에서 호남은 ‘안철수 국민의당’에 절대적인 지지를 보냈다. 그렇지만 그는 호남민심에 반하는 대선 전략을 꾸리면서 당을 분란으로 몰아가고 있다. 이런 결과는 국민의당에 대한 지지도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10일 발표한 국민의당에 대한 지지율은 5%에 불과했다. 어줍지 않은 당 통합시도와 대선 전략이 빚은 결과라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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