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깃발-충무공 정충신 장군<4>-장계(狀啓)

기사승인 2018.01.14  17:3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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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계홍의 역사소설 깃발

충무공 정충신 장군<4>-장계(狀啓)

“그건 그럴 수도 있겠다만, 그렇다고 너만 나를 잘 아는 건 아니잖느냐. 이 길을 떠나는 건 단순히 승전보를 알리려고 가는 것이 아니다. 네가 말한 그것만으로는 가야 할 이유가 되지 못한다. 빨리 도달하려면 기병이 나서야 한다. 너는 내 곁을 지켜라.” “아닙니다. 말 타고 달리면 더 빨리 잡힙니다.”

“말을 달리는데 잡혀? 이상한 논리로군. 그건 또 왜?”

“말을 타고 달리면 신분을 훤히 노출하게 되는 것이며, 적들은 말보다 빠른 조총을 가지고 있습니다. 말이 총알보다 빠를 수는 없습니다. 조총은 백 보를 날아갑니다.”

“오호, 그래? 그렇다면 묘책이 뭔고?”

“날쌘 자가 적임자입니다.”

“축지법이라도 쓴단 말인가?”

“잽싸게 달린다는 뜻이지요. 그 적임자는 저입니다. 저와 같은 소년이 엄중한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달린다고 적들은 꿈에도 생각지 못할 것입니다. 저는 그 허점을 노리는 것입니다. 소인은 스무닷새면 의주땅에 당도할 수 있습니다.”

“스무닷새 만에? 그럼 매일 백리 길을 달린다는 계산인데?”

“볼 일까지 보면서 갈 것입니다요.”

“허허, 호기는 그럴 듯하다만 과연 가당치나 할까? 높은 고갯마루, 험한 산 지형을 타야하고, 깊은 강을 건너야 하고, 주요 길목은 적군이 진을 치고 경계하고 있는데도? 왜군이 그렇게 호락호락한가?”

“적을 만나는 족족 아작을 내버리겠습니다.”

“허허…”

권율은 정충신의 위풍당당을 듣는 것이 흐뭇했지만, 그러나 이것은 병정놀이가 아니다.

“빈 말이나 호기로 뜻을 이루는 것이 아니다.”

“빈 말이 아닙니다. 제가 바로 무등산 폭풍입니다요.”

그는 무등산 호랑이보다 빠르고 용맹하다고 해서 ‘무등산 폭풍’이란 별호를 갖고 있었다. 그의 담력과 용맹성은 주민에게 널리 회자되었으며, 껏은 이치전투에서 확인되었다. 권율도 산 지형을 누빈 그의 민첩성과 용맹성을 알고 있었다. 그는 적정 탐색조로서 잽싸게 적의 이동경로를 탐지해 허를 찌를 수 있도록 군대를 도왔다.

정충신이 말했다.

“사또께서는 누군가 할 일이라면 자신이 먼저 나서고, 나라를 위하는 일이라면 역경을 벗으로 삼으라고 하셨습니다. 그런 말씀은 제 좌우명이 되었습니다. 그 각오를 시험할 때가 온 것입니다. 우물 안에 갇혀 살아서는 이런 뜻을 펼 수가 없습니다. 큰 세상을 보겠습니다.”

“그래서?”

“백성들이 전쟁을 겪으면서 얼마나 처참하게 당하고 있는가를 직접 두 눈으로 보고 아뢰겠습니다. 여자는 끌려가고, 남자들은 베여죽고, 어린아이들은 굶주려 죽는 참상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직접 보고 아뢰겠습니다.”

“용기가 때로는 굴복보다 못한 때가 있다. 성공하지 못하면 그 반동이 너무나 크기 때문이다. 실패하면 벼르는 것보다 못하다는 말이다.”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옆구리에 사서삼경 끼고 도포자락 휘날리며 수염만 매만진다고 해서 나라가 건져지는 것이 아닙니다요. 부단히 시도해야 합니다.”

권율은 놀랐으나 꾸짖지 않을 수 없었다. 일개 통인이 사대부를 비판하는 투는 죽자고 나서는 것이나 다름없다.

“어느 안전이라고 그런 말을 하는가.”

“생각하는 바를 말씀드리옵니다. 맹자께서는 남자란 모름지기 앞으로 나아가되 뜻 앞에서는 굽히지 말라고 말씀하시었습니다.”

“그렇게 말하면 어느 목인들 온전하겠느냐.”

권율의 나이 마흔살, 이 나이까지 이렇게 당돌하고 분명한 어조로 말하는 아랫것을 본 적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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