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대학가, 기본역량진단 앞두고 ‘초긴장’

3월말까지 보고서 제출… 1단계 평가 6월말 발표

상위 60% 제외되면 정원감축·재정지원 불이익

최종결과는 8월말, 지표 불이익 사립대 좌불안석

“무조건 상위 60%에 들어야 살아 남는다.”

대학의 운명을 좌지우지할 대학평가를 앞두고 광주·전남을 비롯한 전국의 대학가가 초긴장 상태다. 오는 8월말 어떤 성적표를 받느냐에 따라 대학의 생사가 결정될 수 있어서다. 5일 지역 대학가에 따르면 2주기 교육부 대학기본역량진단(대학구조개혁평가) 평가 대상이 되는 대학은 3월말까지 1단계 평가를 위한 대학별 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올해 대학기본역량진단은 1단계 평가에서 상위 60%를 ‘자율개선대학’으로 지정하고 이들 대학은 정원 감축을 자율에 맡긴다. 상위 60% 대학은 일부러 정원을 감축하지 않아도 되고 3년간 일반재정도 지원된다. 반면 하위 대학에 대한 패널티가 집중됐다. 평가결과 하위 40% 대학은 3년간 2만명을 줄여야 한다. 그중에서도 하위 20%는 국가장학금 지원과 학자금 대출도 제한된다. 무엇보다 부담스러운 것은 ‘부실대학’이라는 꼬리표다.

보고서 제출을 앞두고 대부분의 대학들은 막바지 준비에 한창이다. 일부 대학들은 정부의 각종 평가를 대비하기 위해 ‘평가팀’을 구성, 수 개월 혹은 1년이 넘는 시간동안 2주기 진단 평가를 준비해왔다.

그럼에도 지역 사립대의 경우 좌불안석 분위기다. 재정상황 출발선부터 교원·교사 확보율과 시간강사 보수 수준 등 여러 항목에서 국립대와 차이를 보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사립대들이 1단계 평가에서 상위 60%내에 포함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이유이기도 하다. 상위 60%에 속하면 정원감축을 하지 않아도 되고, 일정 규모의 일반 재정지원도 받을 수 있다. 반면 60% 이내에 들지 못할 경우 등록금 수입과 직결되는 정원 감축과 함께 각종 재정지원 사업에서도 불이익을 받는다.

한 예로 평가결과에 따라 정원 100명 감축된다면 4년 동안 400명의 등록금을 받지 못하게 돼 매년 수십 억 원의 누적액이 발생한다. 더욱이 한 번 줄인 입학정원은 늘릴 수가 없게 되기 때문에 그 만큼의 적자가 발생, 대학들이 받는 타격은 상당할 수밖에 없다.

이에 사립대들은 정부가 내민 잣대에 맞춰야 존립할 수 있는 만큼 평가에 사활을 걸고 있는 모습이다. 정부의 등록금 동결·인하 압박으로 수년간 이를 동결했고, 입학금 단계적 폐지, 전형료 인하 등으로 삼중, 사중고를 겪고 있는 사면초가 상황에서 입학 정원까지 감소된다면 퇴로가 없어지게 된다.

지역 사립대학 관계자는 “1단계 평가 결과는 오는 6월에 나온다. 이번 평가는 ‘아주 중요하다’는 차원을 넘어 대학의 운명을 좌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대학 관계자는 “상위 60%안에 들면 많게는 50억 원의 일반 재정지원을 해주고, 입학정원을 줄이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대학들을 우선 평가에 사활을 걸고 있을 것”이라며 “다른 재정지원사업을 따내는 것보다 평가를 잘 받아 정원이 줄어들지 않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대학기본역량진단 1단계 평가 결과는 6 월중 발표되며 하위 40% 대학은 7월까지 2단계 평가 보고서를 제출하게 된다. 교육부의 최종 평가 결과는 8월말께 나온다.


/김명식 기자 msk@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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