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예비후보자들 미세먼지 속 투혼

얼굴 알리려 마스크도 못쓰고 선거운동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선거운동에 본격적으로 나선 예비후보자들이 극심한 미세먼지 때문에 남모를 고충을 호소하고 있다. 사람들이 많이 모여있는 행사장 등을 다니며 명함을 돌리고 얼굴을 알려야 하는 상황에서 마스크를 끼자니 이상하고 안 쓰자니 건강이 염려된다는 것. 이 때문에 예비후보자들은 선거운동을 하며 온몸으로 미세먼지를 뒤집어쓰고 있다.

광주광역시장 선거에 출마한 A 씨는 “주말에 미세먼지가 심할 때 운천 저수지에 벚꽃을 보러 온 주민들에게 명함을 돌리면서 인사를 했다”며 “3시간가량 밖에 있다 보니 목이 칼칼하고 마른기침이 나왔지만, 얼굴을 알리려면 마스크는 생각도 할 수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광주시 동구청장 선거에 출마한 B 씨는 “요즘 미세먼지가 너무 심해 평소에는 마스크를 끼고 있다가 주민들을 만날 때 다시 벗기를 반복하고 있다”며 “미세먼지가 날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지만 그렇다고 실내만 찾아 다닐 수는 없어 미세먼지를 구덩이 속에 뛰어들어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예비후보자는 미세먼지 속에서 악전고투 하면서도 오히려 시민들을 위한 미세먼지 대책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북구청장에 출마한 C 씨는 “요즘 미세먼지가 심한 날 주민들을 만날 때면 너도나도 미세먼지 관련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많이 요청하셨다”며 “덕분에 현장에서 생생하게 주민들의 목소리를 듣고 미세먼지 공약을 준비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 예비후보자들은 너도나도 미세먼지 관련한 공약을 내놓으며 유권자들의 표심을 끌어안겠다는 계획을 속속히 내놓고 있다.

강기정 더불어민주당 광주시장 예비후보는 지난달 27일 “미세먼지 민감계층 이용시설인 어린이집, 유치원, 초등학교, 노인요양시설 등에 고성능 공기정화 장비를 갖추고, 미세먼지 프리존에서는 미세먼지 특별기준을 설정해 공기질(미세먼지) 측정기를 의무 설치토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같은 당인 최영호 광주시장 예비후보도 지난달 28일 “미세먼지 등 시민 건강 위협요소에 대해 중앙 정부의 대책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광주시 차원에서 강력한 대책을 마련할 때”라고 밝혔다. 이외에도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상훈·조오섭 북구청장 예비후보와, 윤난실 광산구청장 예비후보 등이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공약을 제시했다.


/김다란 기자 kdr@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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