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깃발-충무공 정충신 장군<68>-제6장 불타는 전투

기사승인 2018.04.16  18: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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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계홍의 역사소설 깃발

충무공 정충신 장군<68>-제6장 불타는 전투

대둔산의 인근 깔딱재에서 완만한 남으로 내려가 안심골 상아골에 이르자 조그만 평야가 나타났다. 평야의 한 끝에는 규모를 갖춘 마을이 있었는데 50여호 쯤 되었다. 동구 앞에서 마을 사람들이 웅성거리고 있었다. 땡여름에 사람들이 때깔있는 옷을 차려입고 있는 모습이 조금은 수상했다. 마을에는 때아닌 잔치가 벌어지고 있었다. 정충신이 다가갔을 때는 잔치가 끝물인 듯 어수선했다.

“성님, 어째 수상합니다.”

정충신은 뒤따르는 박대출에게 말하고 동구 앞 당산나무에 이르렀다. 이 난리 속에 잔치라니, 그는 당산나무 옆 정자에 앉아있는 남자에게 다가가 물었다.

“이 여름에 무슨 잔치입니까?”

대답 대신 남자가 박대출을 보더니 놀라는 빛을 보였다.

“아니 성냥간의 박씨 아녀? 자네가 여기 웬 일이여. 자네는 간에 붙고 쓸개에 붙는 간나구 새끼 아녀?”

“아니어라우. 지금은 생각이 달라졌소. 의병대 척후병이요.”

“어허 환장해불겄네. 왜놈 부랄잡고 행세한다고 완장차고 거들먹대더니 인자는 조국의 건아가 된다고? 그것이 무슨 변고여?”

“아따 아자씨도, 인간이란 것이 개과천선이란 것이 없지 않던가요. 인간이란 쇠붙이마냥 고정된 것이 아닝개 인간이지요. 그래서 인간이 안좋게도 굴러가제마는 때로는 새롭게도 변신한다 말이요. 고거이 사람 일잉개요.”

“환장해불겄네.”

정충신이 나섰다.

“어르신, 박대출 성님은 거듭났습니다. 걱정하들 마십시오.”

“하긴 심성은 곱제. 한때 정신 못차리고 왜놈 완장차고 나댕길 때는 저것이 인간인가 했디말로 고것이 아니었구마. 지켜볼라네.”

“그런데 이 난리에 무슨 잔치가 났습니까.”

“말도 마시오. 난리에 무슨 잔치겠소. 알고 싶거들랑 안으로 들어가봐.”

그는 말을 마치자마자 장죽 담뱃대에 엽연초를 재어 넣어 불을 붙인 뒤 뻑뻑 빨기 시작했다.

“잔치같지도 않고 말여.”

박대출도 이상한 낌새를 눈치챈 모양이었다. 큰 기와집에서 사람들이 스산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은옥색 모시옷을 입은 영감이 침통한 표정으로 마루를 왔다갔다 하고 있었다.

“어르신, 무슨 좋은 일 있습니까.”

기와집 마당으로 들어선 정충신이 물었다. 영감은 대답 대신 “어허, 이런 재변(災變)이 있는가. 이런 재변이…” 하고 탄식하고 있었다. 정충신이 마당 곁 채마밭에서 넋을 잃고 앉아있는 아낙에게 다가가서 물었다.

“무슨 일이 있습니까.”

“있지라우. 이런 날벼락이 없지라우.”

아낙이 말하기를 오늘 옥과현감 출신의 영감님 딸이 출가한 날이었다. 서둘러 출가시킨 것은 왜 군사들이 마을 처녀들을 잡아가고 있어서 이를 막기 위해 서두른 결혼식이었다.

“그란디 왜군들이 그 처녀를 잡아가부렀당개요. 그래서 어르신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쩔쩔매고 있는 것이지라우. 어떻게 하면 다시 찾아올 것인가 생각하는디, 미릿속이 하얗게 비어버려서 암것도 생각나는 것이 없다 안하요? 이것을 어째야 쓸게라우.”

“왜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한다는 것이여? 두 손, 두 발 가진 사람이 말이여.”

박대출이 화를 냈다.

“손대면 죽잉개요. 벌써 몇 사람이 다쳤지라우.”


<저작권자 © 남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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