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 배우 최은희가 신장투석 중 별세했다.

고 최은희는 배우이자 우리나라 세 번째 여자 영화감독으로 우리나라 영화 역사의 큰 획을 그었다. 우리나라 영화 발전에 큰 영향을 미쳤으나, 정작 영화 같은 삶을 산 것은 배우 본인이었다.

최은희 신상옥 부부는 1978년 북한 김정일 위원장의 지시로 북으로 납치됐다. 이들은 북한에서 17편의 영화를 만들며 김정일의 환심을 샀다. 두 사람은 지인들에게 마저 “위대한 수령님의 배려로 잘 지니고 있다”며 거짓 찬양까지 했다.

최은희 신상옥 부부를 신뢰하기 시작한 김일성부자는 두 사람을 향한 철통보안도 서서히 느슨하게 풀었다. 최은희 신상옥 부부는 북의 감시가 소홀해진 틈을 타 오스트리아에서 탈출을 감행했다.

하지마 이들은 한국이 아닌 미국 망명을 선택했다. 탈출 당시 두 사람은 손도 잡지 않고 미국대사관을 향해 필사적으로 달렸다. 이들이 미국으로 탈출한 이유는 북한 간첩으로부터 위험해질 상황에 처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1999년 귀국한 최은희는 연기에 대한 열정을 다양한 작품을 통해 풀어냈다. 남편의 별세 이후 2010년 신 감독의 공로상을 대신 수상하는 자리에서 최은희는 “열일곱 소녀시절 연예계 입문해 연극 드라마 나중에는 TV 드라마 그리고 영화에서까지 한평생을 오로지 한 길을 걸어왔다. 그리고 저는 여배우로서의 위상과 품위를 잃지 않기 위해 늘 노력해왔다”며 한평생 배우로 살아왔던 인생을 되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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