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을 깔보는 국회, 채찍이 필요하다

국회가 홍문종·염동열 자유한국당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부결시키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 정치의 오만함과 혁신의 필요성을 절감한다. 국회는 지난 21일 두 의원의 체포동의안에 대한 무기명 투표를 진행했으나 찬성표가 재석 과반에 미달하면서 부결됐다. 염 의원의 경우는 더불어 민주당에서만 최소 20명 이상 의원이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분석됐다.

국회가 청탁압력과 횡령의혹을 받고 있는 두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부결시킨 것은 국민의 뜻보다 자신들의 안위를 우선으로 하고 있음을 드러낸 것이다. 국회의원들은 여야로 나뉘어 대립과 정쟁을 일삼아 ‘식물국회’를 만들기 일쑤였다. 그런데 범죄혐의를 받고 있는 의원들에 대해서는 힘을 똘똘 뭉쳐 서로를 보호하고 있다. 환멸감을 불러일으킨다.

적폐청산을 내걸고 사회개혁을 주도하고 있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 상당수가 염동열 의원의 체포동의안에 반대표를 던진 것은 적폐청산의 의지를 의심케 한다. 더민주당은 김기식 전 금융감독원장의 피감기관 후원해외출장 논란에서도 ‘관행’을 이유로 그를 옹호했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냉혹한 잣대를 들이 대면서 자신들에게는 너그럽기가 한량없다.

이러니 정치가 불신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이다. 청년일자리 창출이 국가적 과제가 되고 있는데도 ‘갑질청탁’혐의를 받고 있는 의원들을 감싸고도는 것은 ‘조폭’이나 다름없다. 조폭은 어떤 행위가 불법인줄을 알면서도 자신의 이익을 위해 상대를 위협하는 사람들이다. 국회의원이 불법인줄 알면서도 압력을 행사한 것은 지역민원 해결을 빙자한 의회폭력이다.

지금 국회는 ‘내로남불’의 온상이다. 피감기관의 돈으로 해외출장을 다녀온 의원들이 수두룩하다. 윗물이 그러하니 아랫물 역시 그리될 수밖에 없다. 비판이 거세지만 지방의회 의원들의 해외연수가 계속되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국회의원 자신들은 하면서 지방의회 의원들에게는 하지 말라고 말을 할 수가 없는 것이다. 한통속으로 노는 것이다.

어떤 학자는 ‘모든 국민은 자신들의 수준에 맞는 정부를 갖는다’라고 말했다. 지금 국회가 제멋대로인 것은 국민들에게 책임이 크다. 국민을 우습게 여기면 선거에서 따끔한 맛을 보여줘야 하는데 그러질 못하고 있다. 무슨 잘못을 하든, 누가 후보이든, 정당을 보고 ‘묻지마 투표’를 하니 정치인들이 안하무인인 것이다. 국민의 채찍만이 정치를 바꿀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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