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가는데 혹시 무슨일 생기면 신고해줘…”

강진 여고생 실종 전 친구에게 SNS로 도움 요청

수색 5일째 성과 없어…용의자 알바 은폐 진술 확보

경찰 “의도·목적성 다분”…실종전담수사반 투입
 

지난 16일 ‘아르바이트를 하러 간다’고 집을 나선뒤 행방불명된 A(16·고1)양을 찾기 위해 경찰이 20일 오후 전남 강진군 도암면 일대를 수색중이다. /전남지방경찰청 제공

“나 내일 아르바이트 가는데 혹시 무슨일 있으면 신고해줘…”

지난 16일 전남 강진에서 실종된 여고생 A(16·고1)양은 위험을 직감한 듯 실종 전날 친구에게 페이스북 메시지를 통해 이같이 말한 것으로 경찰 조사결과 확인됐다.

20일 전남지방경찰청과 강진경찰서에 따르면 A양은 실종 전날인 지난 15일 오후 3시45분께 친구에게 이같은 내용의 페이스북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경찰은 A양의 아버지 친구이자 숨진 용의자 B(51)씨가 A양에게 아르바이트 하러 간다는 사실을 누구에게도 얘기하지 마라고 했다는 진술도 확보했다. 특히 전남경찰은 B씨가 A양을 만나러 가며 휴대폰을 들고 가지 않은 점과 차량 블랙박스를 끈점 등의 행위들이 우발적 범행보다는 범행의 목적성과 의도성이 다분한 정황이라고 분석했다.

경찰은 B씨가 실종 당일 A양을 만난 것으로 추정되는 강진군 도암면 일대를 다녀온 뒤 집에 돌아와 의류에 휘발유를 뿌려 소각하고, 차를 세차한 점도 이같은 분석을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의류 등이 다 타고 재만 남아 이 의류가 A양의 것인지 B씨의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A양은 실종 직전인 16일 오후 친구에게 ‘아버지 친구가 아르바이트를 소개해준다고 해 만났다. 해남 방면으로 이동한다’는 페이스북 메시지를 보낸 뒤 다음날 도암면 야산에서 신호가 잡힌 것을 끝으로 휴대전화가 꺼졌다.

B씨는 A양 실종 당일 의류 등을 소각한 뒤 집에 머무르다 A양 가족이 이날 밤 자신의 집에 찾아오자, 뒷문을 통해 도망친 뒤 다음날 오전 지역의 한 공사장에서 목을 매 숨진채 발견됐다. 경찰은 B씨 시신을 부검한 결과 저항흔 등 특이점은 발견되지 않았으며, 단순 자살로 판명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김씨와 A양의 휴대폰에 서로 연락한 기록이 없어 언제, 어디서 만나거나 어떤 아르바이트를 하기로 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또 현재까지 김씨와 A양이 만난 모습이 포착된 CCTV 영상도 확보되지 않았다.

경찰은 B씨 집과 그 주변, A양의 휴대폰 마지막 위치로 확인된 지역에 대한 수색을 이날까지 5일째 벌였다. 특히 이날 민갑룡 경찰청장 내정자가 본청 차원의 지원을 약속하면서 광주청 범죄분석관 4명과 본청 실종전담수사반 6명 등이 이번 사건에 추가 투입됐다. 21일부터는 기동대 6개 중대가 추가로 수색에 투입돼 수색인력은 당초보다 2배 이상 늘어난 1천여명이 될 전망이다.

전남경찰 관계자는 “실종 여고생을 찾는게 무엇보다 급선무라며, 둠벙 같은곳은 이미 물을 퍼냈을 정도로 현재 면밀히 수색중이다”고 밝혔다.
/이은창 기자 lec@namdonews.com·강진/이봉석 기자 lbs@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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