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륵사지 석탑, 익산 '미륵사지 석탑' 20년만에 보수, 12월 일반에 공개

국보 11호 전라북도 익산 미륵사지 석탑, 국립문화재 연구소 20년만에 복원

국보 11호 전라북도 익산 미륵사지 석탑이 개보수 20년 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국내에서 가장 오래되고 가장 큰 석탑인 전라북도 익산 미륵사지 서쪽 석탑(국보 제11호)이 20년에 걸린 보수 정비 작업을 마무리하고 마침내 새로운 모습을 드러냈다.

전북 익산 미륵사지 서쪽 석탑이 해체·수리에 들어간 지 20년 만에 20일 언론에 공개됐다. 석탑 원부재의 81%가 재활용되며 무리한 추정 복원 없이 장시간에 걸쳐 보수해 한국 문화재 보존 역사를 새로 썼다는 평가를 듣는다. 문화재청 제공

미륵사지 석탑은 향가 ‘서동요’의 주인공인 백제 무왕(재위 600∼641) 때인 639년에 지은 건축물이다. 

백제 목조건축의 기법이 반영된 독특한 양식의 석탑으로 아파트 5층 높이(14.5m)로 동아시아 최고(最古), 최대 규모인 이 탑이 한국 문화재 보존 과학의 역사를 새로 썼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6세기 전후 절이 황폐화하고 벼락을 맞은 석탑은 상당 부분 훼손되고 어긋난 상태로 탑의 서쪽 절반이 부서진 채 6층까지만 남아 있었다.

1915년 조선총독부에서 붕괴된 부분을 시멘트로 땜질해 응급 보수한 상태로 남아 있었다.

1998년 구조 안전진단에서 위험 판정을 받은 뒤 이듬해 문화재위원회에서 해체·수리 결정됐다.

해체 보수를 맡은 국립문화재연구소는 20일 미륵사지 석탑 해체·보수 현장에서 설명회를 열고 최근 수리를 마친 석탑 모습을 공개했다.

미륵사를 구성한 3탑 3금당 중 서탑인 이 탑은 목탑처럼 석재 2천800여 개를 짜 맞춘 형태로 석탑 양식의 변화 과정을 보여준다.

2001년 본격적인 해체 작업에 들어간 미륵사지 석탑은 이날 높이 14.5m, 6층 탑으로 새롭게 모습을 드러냈다

아직 가설 시설물 안에 갇혀 있지만, 당장 앞으로 넘어질 듯 위태위태했던 옛 모습과 비교하면 당당한 위용이었다.

미륵사지 석탑은 본래 25m 높이로 추정된다.

18세기 기행문 와유록(臥遊錄)에는 미륵사지 석탑이 7층까지 남아 있었다는 기록이 있다. 탑을 어떠한 상태로 보수 복원할 것인가를 두고 학계 안팎에서 치열한 논란이 벌어졌지만, 6층까지 세우는 부분복원안으로 결론 났다.

이날 현장을 안내한 배병선 국립문화재연구소 건축문화재연구실장은 "7층 위로는 옛 부재(탑 재료)가 하나도 안 남은 데다 새 부재를 올리면 아래 옛 부재들이 하중을 견디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6층 축조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2009년 탑에서 발견된 사리장엄구 1만여 점 유물 중에서는 복제한 사리호, 금제사리봉영기, 유리구슬 등을 원장소인 심주석 상단에 묻었다.

얇은 금판에 글자를 음각한 금제사리봉영기 덕분에 미륵사 창건 배경과 발원자(사택왕후), 사리 봉영 시기(639년) 등이 밝혀졌다.

수호신상으로 제작된 석인상도 그대로 자리를 지킨다.

연구소는 다음 달 말 석탑 외부에 설치한 가설 시설물 철거와 주변 정비를 시작해 12월에는 일반에 공개할 방침이다.

공식 준공식은 내년 3월 12일 열린다. 사리가 봉양된 날짜(639년 정월 29일)를 음력으로 맞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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