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차 접어든 무지개학교 학생자치 등 성과

무지개학교로 바라본 ‘혁신학교’ 과제는?
8년차 접어든 무지개학교 학생자치 등 성과
교사 역량·지역 공동체와 연계 등은 과제
선상 무지개학교는 ‘예산 과다’ 폐지 수순
 

8년 차에 접어든 전남형 혁신학교 ‘무지개학교’가 그동안 나타난 성과와 과제를 바탕으로 미래형 공교육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진은 고흥지역 학교 학생회 학생들이 스스로 행사를 기획하고 토론해 나가는 모습. /전남도교육청 제공

“공부는 안하고 놀기만 한다”, “성적이 별로다”와 같은 편견 속에서 혁신학교가 미래형 공교육으로 거듭날 지 관심이다. 특히 전국 진보성향 교육감들을 등에 업은 혁신학교가 앞으로 일선 교육현장에서 확대될 전망이어서 학생과 학부모, 교사 등 교육가족들의 혁신학교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이제 8년 차에 접어든 전남형 혁신학교 ‘무지개학교’를 통해 혁신학교의 과제와 미래에 대해 들여다봤다.

16일 전남도교육청에 따르면 전남형 혁신학교인 무지개학교는 지난 2011년 목포 산정초, 순천 송산초 등 12개 학교를 시작으로 현재 101개 학교가 무지개학교로 지정됐다. 또 지난 2013년부터 올해까지 전남 22개 전체 시·군이 무지개학교 교육지구로 지정돼 지자체와 지역 학교, 교육단체 등이 함께 무지개학교 지원 체제를 운영하고 있다. 무지개학교는 학생들의 자율성과 다양성을 인정하고 존중과 협력을 바탕으로 아이들이 꿈과 행복을 키워나가는 미래지향적 학교를 표방한다. 이를 위해 학교 구성원 모두가 주인이 되는 학교문화, 학생들이 자기 자신과 능력을 스스로 발견하게 하는 삶의 교육, 교육공동체가 함께 배우고 성장하는 학생 중심 학교를 추구하고 있다.

지난 7년여간 무지개학교는 이 같은 목표 아래 학교 현장에서 학생자치를 뿌리내리고, 학생 주도적 교육현장을 만드는 데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무지개학교에서 학교혁신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일선 교사들은 아이들의 변화에 주목한다.

무지개학교인 고흥 포두중학교에서 근무하고 있는 박진환 교사는 “지난 2014년 처음 이 학교에 전입왔을 당시엔 학생회가 꾸려져 있지 않았는데, 학생회를 꾸리고 여러가지 소박한 프로그램들을 학생들이 직접 추진해 나가면서 진정한 학생자치의 씨앗이 뿌려졌다고 생각한다”며 “과정이 어설프더라도 아이들이 무엇이든 직접 해보면서 ‘뭐든 할 수 있다’라는 생각을 갖게 됐고, 이 같은 과장을 통해 분명 한 단계 성장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무지개학교를 지탱하는 큰 축이 교사인 만큼 교사들의 혁신 역량 강화와 지역 교육 네트워크와의 연계 등은 무지개학교의 과제로 꼽힌다. 특히 교육 수요자의 요구에 맞춘 교육과정 운영이라는 본래 취지와는 다르게 본청이 주도하는 사업에 무지개학교가 이를 따라가는 형태의 학교 운영은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박 교사도 “무지개학교는 이제 지속가능성을 고민해봐야 할 시기”라며 “교사 등 무지개학교를 지속시키는 내부적요인이 분명 중요하긴 하지만 지역의 네트워크 강화와 학교혁신 문화 확산과 같은 외부적 요인도 함께 신경써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전남도교육청도 T/F팀을 꾸려 8년 차에 접어든 무지개학교의 성과와 그동안 드러난 과제를 점검하는 등 무지개학교 재정비에 나섰다. 다만, 전남의 학생들이 조상들의 해외 발자취를 따라 국외 항일 유적지를 탐방하는 선상 무지개학교는 소수 학생에게 과도한 예산이 투입되는 등 득보다는 실이 많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어서 올해를 끝으로 폐지될 전망이다. 장석웅 전남교육감도 취임 이후 선상 무지개학교와 독서토론열차학교 등 사업의 전면 재검토를 실시하겠다고 밝혀 사실상 폐지 수순을 밟고 있다.

박유인 전남교육청 교육진흥과 장학사는 “무지개학교 담당 교사들의 학교 혁신 마인드 제고나 역량 강화 등 이미 과제로 지적된 부분에 대해선 현재 논의를 거치고 있고, 신임 교육감 취임과 함께 인수위와도 이를 협의중”이라며 “지금껏 드러난 문제점들과 교육감 공약사항들을 협의해 해결책을 도출해내고 지속가능한 무지개학교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은창 기자 lec@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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