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 동료 교사 “올해 학교 전입간 뒤 힘들어해”

구례 학교 교실서 숨진 교사 ‘업무 과중’ 논란
前 동료 교사 “올해 학교 전입간 뒤 힘들어해”
해당 학교장 "명백한 허위사실…법적 조치"

전남 구례의 한 초등학교 교실에서 담임교사가 숨진 것과 관련 해당 교사가 과도한 업무에 시달렸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전교조 전남지부도 교사의 죽음과 과도한 업무가 무관치 않다며 진상조사를 촉구했다.

지난 10일 숨진 A(47)교사의 전 동료 B씨는 A교사가 숨지기 전 과도한 업무 등으로 스트레스를 받아왔다고 16일 주장했다. B씨는 “일부 언론에 보도됐듯 A교사가 수년 전부터 우울증을 앓았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며 “올해 이 학교에 부임하기 전 나와 함께 근무했을 때는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아무 문제가 없는 건강한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올해 초 해당 학교에 A교사가 전입한 뒤 여러 업무를 도맡았다는 말을 들었다”며 “이 때문에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하고 정신적으로 힘들어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A교사와 같은 아파트에 거주하는 C교사도 “지난 1일 우연히 집앞에서 A교사를 만났는데 학교 업무가 힘들다는 취지로 말을 하더라”며 “그전부터 그런 말을 하긴 했었는데 그날은 ‘힘들어서 부장 업무를 내려놨다’고 말했다. 또 자기가 업무를 감당하지 못해 다른 교사에게 그 업무가 넘어가 미안하다는 식으로 말을 했었다”고 밝혔다. 또한 “A교사가 언론에서 보도됐던 대로 우울증으로 인해 6개월 휴직한 사실은 없으며, 과거 어린 자녀들을 돌보기 위해 육아휴직은 한 적이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A교사가 과도한 업무 때문에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내용의 글은 구례 지역 일부 교사들 사이에서 공유되고 있다.

해당 글을 작성한 D씨는 ‘왜곡된 여론을 바로잡아 고인의 최소한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함’이라는 글을 통해 A교사가 올해 전입 이후 아무런 준비도 없이 ▲연구부장 ▲독서토록선도학교 공모사업 ▲농어촌학교 활성화 공모사업 ▲소규모학교 협력학교군 사업 등 4개 업무를 담당해 어려움을 호소했다고 적었다.

D씨는 “고인이 평소 잘 알고 지내던 분들에게 과거 했던 말과 교육청으로부터 확인한 내용, 장례식장에서 유족으로부터 들었던 말 등을 종합한 글”이라며 “당초 고인의 죽음이 개인적인 우울증으로 인한 죽음으로 치부되는 것이 안타까워 사실관계를 바로 잡고자 이 글을 작성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해당 학교장은 이 같은 내용이 모두 허위사실이라며, 유포자에 대해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이다.

해당 학교장은 “SNS상에 무차별적으로 유포되고 있는 내용은 명백한 허위사실”이라며 “유포자에 대해선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과 무고죄로 고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전교조 전남지부도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구례의 한 초등학교 교사가 숨진 것은 우울증이 아니라 과도한 업무와 학교 측의 성과 내기가 화를 불렀다는 데 무관치 않다”고 주장하며, 진상조사를 촉구했다.
/이은창 기자 lec@namdonews.com

"광주전남 지역민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남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