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추석, 고향집에 주택용 소방시설을 선물하세요.

<김병환 광주광역시 광산소방서장>

민족 최대 명절인 추석이 다음 주다. 추석을 앞두고 설레는 마음으로 고향에 계신 부모님이나 이웃에게 감사의 선물을 준비한다. 하지만 경기침체로 형편에 맞는 좋은 선물을 고르기가 쉽지 않다.

나의 가족 그리고 주위 이웃의 행복과 안전을 지켜줄 수 있는 주택용 소방시설(소화기와 단독경보형 감지기)을 추석선물로 전해 주길 권장한다.

매년 한가위가 되면 온가족이 고향 집으로 모인다. 어느 때보다 행복하고 즐거운 명절이지만, 화재는 갑자기 일어나기 마련이다. 아직도 많은 가정에 주택용소방시설이 없거나 있어도 사용법 미숙으로 인해 작은 불씨가 한순간에 끔찍한 화재로 커져 생명과 재산을 잃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한다.

화재로부터 가정의 생명과 재산 피해를 최소화하려면 화재 초기에 발견해 화재가 확대되기 전에 진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주택용 소방시설’은 화재를 초기에 발견해 진화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인 것이다.

소방청의 국가화재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의 주택에서 발생한 화재는 1만1541건으로 전체 화재의 26.5%를 차지했다. 이중 57% 이상이 아파트를 제외한 단독주택에서 발생한 화재였다. 또 화재로 인한 사망자의 45% 이상이 단독주택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평온한 휴식의 공간으로 가족의 안식처가 돼야 할 곳에서 이처럼 화재로 인한 사망사고가 다른 장소에 비해 많이 발생하는 것을 왜일까? 화재가 심야시간에 발생해 화재를 인지할 시간이 늦었고, 초기진화를 위한 소화기가 주변에 없었기 때문이다.

소방당국에서는 일반주택에 대해서도 소화기와 감지기를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법령을 개정하여 시행중이다. 주택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때 연기를 감지해 거주자가 신속하게 대피할 수 있게 도와주는 감지기와 초기 화재 시 진화를 할 수 있는 소화기를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는 것이다. 관련법 개정 이후 지역 언론과 다양한 매체 그리고 캠페인을 통해서 주택용 소방시설 설치 의무화를 지속적으로 홍보하여 주택용 소방시설 설치가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소화기와 감지기가 설치되어 있지 않은 주택이 있다.

사실 주택용 소방시설의 구입비용은 저렴하다. 설치 또한 간단해 지금 당장이라도 관심만 가진다면 인근의 대형마트 또는 인터넷으로도 구입 설치가 가능하다. 한번 설치하면 수년 동안 내 집의 안전지킴이가 되어 줄 주택용 소방시설 설치를 아직도 미룰 것인가.

당부하고 싶은 것은 기존에 설치된 소화기를 집안 구석에 방치하거나 오작동 시 울리는 감지기 소리가 시끄럽다는 이유로 제거해 버리는 일이 없도록 하자는 것이다.

소화기나 감지기는 그 기능이 초기 화재에 대응하게 하고 화재 위험을 우리에게 알려주는 것이다. 괜히 필요도 없는 것에 돈을 들여 구매하고 집안의 공간만 차지하게 한 것이 아니다. 이것들은 위급한 순간, 바로 그때 우리의 안전과 재산을 보호해준다.

만약 지금까지 한번도 소화기나 감지기의 해택을 보지 못했다면 그것으로 다행한 일이다. 그리고 앞으로의 안전을 위해 꼭 필요한 물건이라 생각하길 바란다.

안전은 누군가 챙겨주겠지 하는 안이한 생각을 가져서는 안된다. 이번 추석을 맞아 고향에 계신 부모님이나 이웃에게 ‘안전’을 선물하는 것은 어떨까? 생명과 안전을 배려하는 특별한 추석을 계기로 주택용 소방시설에 대한 관심과 보급이 널리 확산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연로하신 부모님이나 친지의 안부가 늘 걱정되었다면, 이번 추석 연휴를 맞아 고향 집에 ‘안전’을 선물하고 ‘안심’을 담아 오길 진심으로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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