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칼텍스 윤리경영 한다더니…

대기업 정유사인 GS칼텍스가 9년동안 차명으로 예선업체를 운영하며 이른바 ‘일감 몰아주기’ 특혜를 제공했다가 해경에 적발됐다.

해양경찰청 형사과는 지난 13일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GS칼텍스 고문 A씨 등 전·현직 임직원 6명과 회사 법인을 입건했다. 해경은 또 예선 업무와 관련해 리베이트를 주고받은 혐의(배임수재 등)로 N예선업체 대표 등 2명과 S해운대리점 대표 등 2명도 함께 입건했다. 본보가 지난 7,8월 8회에 걸쳐 GS칼텍스의 ‘위장업체 일감몰아주기’ 의혹을 지적한 보도가 사실로 확인된 것이다.

A고문 등은 2009년 11월 GS칼텍스가 선박임대회사 2곳을 동원해 예선업체를 직접 보유하고도 공정거래위원회에는 이 사실을 알리지 않고 허위로 신고한 혐의를 받고 있다. 현행법상 원유 화주인 정유사는 예선업체를 보유할 수 없는데도 GS칼텍스는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이 버젓이 법을 어겨왔다. 지난 5월 협력사에 대한 갑질 논란이 불거진 데 이어 또 다시 불미스런 사건이 드러난 셈이다.

이번 해경 조사로 GS칼텍스 비리 의혹의 실체가 드러남에 따라 적지 않은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회사 최고경영진인 허진수 회장 역시 ‘책임론’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벌써부터 업계 일각에선 그간 허 회장이 강조해온 ‘윤리경영’이 그저 헛구호에 그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GS칼텍스는 그동안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해왔다. 1994년 윤리규범을 제정해 윤리경영을 토대를 마련했고, 이를 기업문화로 정착시키기 위해 2001년부터 자율준수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밝혀왔다. 또 지난 8월에는 ‘2017년 지속가능성 보고서’를 발간하며 투명하고 공정한 윤리경영 실천해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이 같은 선언을 무색케 하고 있다.

GS칼텍스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뼈를 깎는 각성을 통해 환골탈태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 투명하고 윤리적인 경영으로 국가발전과 사회 공헌에 앞장서는 모습을 보여줘야 국민의 사랑을 받는 기업으로 재탄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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