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 화력 수묵화가가 그린 삶의 궤적들…

지암 김대원, 22일까지 서울 환벽원미술관서 초대전

지역작가 중 월전미술문화재단 지원 첫 작품전 ‘주목’
지암 김대원 작가
김대원 작 ‘질주’. 한지에 수묵담채.


김대원 작‘그날’. 한지에 수묵담채.
하얀 여백에 검은 먹으로 아름다움과 감흥을 전하는 수묵화. 흰 바탕과 먹이라는 재료만으로 얼마나 다채롭고 아름다울 수 있는 지를 보여준다. 단색의 그림임에도 먹의 농담 조절과 붓질의 완급, 강약 조절에 따라 관람객들은 시각적 편안함과 자유로움, 심리적 감흥을 즐길 수 있다.

광주를 대표하는 한국화가 지암 김대원 작가(전 조선대 미술대학 교수·부총장)가 22일까지 서울 월전미술문화재단 환벽원미술관에서 초대전을 갖는다. 이번 초대전은 월전미술문화재단이 전국에서 활발한 작품활동을 벌이고 있는 한국화가를 매년 1명씩 선정해 해당 작가의 작품세계를 조명하는 전시다. 월전문화재단이 광주지역 작가 초대전을 갖는 것은 김 작가가 처음이다.

그만큼 김 작가는 이번 전시를 위해 많은 공을 들였다. 출품작은 ‘흉중구학’ ‘별 헤는 밤’ ‘질주’ ‘그날’ 등 30여점으로 작가가 지난 1년간 불철주야 정진한 결과물이다. 작품 대부분은 2m가 넘는 대작이다. 특히 작가는 직접 경험하고 공부했던 과거의 역사와 작금의 세태를 화폭에 담담하게 표현해냈다. 즉 전통의 가치와 함께 동시대와의 소통을 중요시하는 작가의 화풍이 그대로 담겨있다. 그렇다보니 과거 작품에 비해 주제성이 선명하다. 단순한 대상의 요약이나 변형 혹은 자유분방한 스트로크(stroke)의 흔적만이 아닌 분명한 주제를 갖추고 있다.

또 수묵의 심미를 수용해 내고 형상에 구애됨이 없는 자유분방함을 드러냄과 동시에 절제와 함축적인 표현을 통해 작가 특유의 조형적 감성을 표출하고 있다. 여기에 전통 수묵에서 아크릴 등을 다양하게 사용하며 한국적 미감을 기반으로 전통과 현대, 구상과 추상, 수묵과 채색이 공존하는 화면을 그려내 예술성과 세계의 소통이라는 이원적일 수 있는 2가지 과제를 작품을 통해 드러낸다.

장준구 이천시립월전미술관 학예연구실장은 “김 작가의 작품세계가 한층 지적인 회화로 변모해가고 있음을 알려주는 신호탄”이라며 “보편적인 시각으로 본다면 지암의 작품을 추상으로 인식하기 쉽겠지만 작품의 성격을 볼 때 오히려 사의화(寫意화)라 보는 것이 적절할 듯 싶다”고 평가했다.

60년의 화력을 지닌 김 작가는 서양화를 전공하고 한국화의 길로 들어선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다. 조선대 미술대학과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광주와 서울, 일본, 미국 등지에서 개인전 24회와 450여회의 단체전을 갖는 등 왕성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또 조선대 미술대학장과 조선대 부총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는 조선대 미술대학 명예교수, 우리민족문화예술연구소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김명식 기자 msk@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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