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그날까지
이대행 (광주시보건환경연구원 환경조사과장)

아침저녁으로 제법 쌀쌀해진 날씨에 두터운 외투를 찾아 입어야 하는 늦가을, 청명한 가을하늘과 확 트인 창공을 상상하며 위를 올려다보면 흐리고 뿌연 하늘 배경에 선명하지 못한 구름이 가슴 한 편을 아리게 한다. 어린시절 가을 하늘은 언제나 푸르고 맑고 뭉게구름이 둥실 떠 있던 기억이 새록새록 하다.

미세먼지는 사람 눈으로 보이지 않는 아주 미세한 입자로서, 직경이 10 ㎛(1 ㎛는 100만분의 1 m) 이하인 미세먼지(PM10)와 2.5 ㎛ 이하인 초미세먼지(PM2.5)로 분류하고 있지만, 최근에는 질산염과 황산염이나 암모늄이온, 탄소화합물 등의 기체상물질이 응축되어 인체에 영향을 주는 1.0 ㎛ 이하의 극초미세먼지(PM1.0)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크기가 작은 미세먼지일수록 폐 깊숙한 곳까지 침투하여 호흡기질환을 포함한 각종 질병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시민들은 자신의 생활 주변에서 미세먼지 농도를 직접 알고 싶어 하고, 주요 오염원에 대해서도 궁금해 한다. 심지어 광주시 남구의 한 주민은 매일 미세먼지 농도를 알고자 상황실로 전화하고 나서 나들이를 하시는 분도 계실 정도이다.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서 무엇보다 필요한 것이 발생원을 파악하는 것으로 미세먼지의 주요 구성성분을 분석하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다. 우리 연구원에서는 지난 2016년부터 조사한 결과 이온성분이 37%, 탄소성분이 33%, 중금속이 1.6%로 미세먼지 성분이 구성되어 있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계절별로는 겨울철과 봄철에 자동차와 난방, 황사의 영향으로 이온성분의 함유량이 높았고, 배출원별로는 자동차관련 오염원이 42.4%, 황산염과 질산염 관련 오염원이 40.3%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기상상태를 고려한 영향을 조사한 결과, 내부영향이 47%, 중국 등의 외부영향이 42%, 남해상의 유입이 11%인 것으로 파악되었다. 이와 같이 미세먼지가 높아지는 경우는 대부분이 중국 등의 외부에서 유입되는 미세먼지에 국내 발생분이 누적되어 바람의 흐름이 매우 약할 때 점차적으로 높아졌다가 바람이 강하게 불거나 비가 오면 낮아지게 된다.

이제 미세먼지가 높은 날이 빈번해지는 계절이 되었다. 우리는 미세먼지의 심각성을 인지하면서도 미세먼지를 줄이는 데에는 참여를 꺼려해 왔다. 다소 불편하더라도 생활 속에서 미세먼지를 줄이는데 함께 협력해야 한다. 아파트나 주택에서는 내부 단열을 잘하여 가스나 전기 난방의 사용을 줄이고, 시민들은 자가용의 운행시간 단축이나 대중교통 이용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

또한, 공장지대에서는 공장 내부의 미세먼지가 외부로 유출되지 않도록 배출시설이나 방지시설의 정기적인 점검과 특단의 조치로 고도화된 기술이 적용된 시설개선이 필요하다. 건설현장이나 공사장에서는 차량 바퀴의 비산먼지를 세척하는데 게을리 하지 않아야 한다. 농촌에서는 볏짚이나 논두렁을 태우지 말아야 하고, 담배나 산불로 인한 연기가 미세먼지에 주는 영향을 알아야 하며, 축사에서는 분뇨를 적정하게 잘 처리하여 암모니아 등의 2차 오염원이 발생하지 않도록 많은 신경을 써야 한다. 외부에서 오는 오염원은 국제간의 협의가 필요한 사항으로 내부에서 발생하는 오염원을 줄이는데 함께해야 한다.

특히 미세먼지 성분의 주요 요인인 자동차로 인한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전기차 보급이 늘어나고 있지만, 전기를 만들어 내는데도 화력발전소가 필요하기 때문에 미세먼지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아주 가까운 거리도 자동차를 이용하는 우리 생활방식의 개선이 필요하다. 자동차 대신 자전거를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혁신적인 자전거 도로 도입이나 지하철 2호선과 같은 대중교통 활성화는 자동차의 이용을 줄여 미세먼지를 줄이는데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우리는 자신을 위하여, 가족과 사회 전체를 위하여, 그리고 광주의 미래를 위하여, 하나의 공동체로서 미세먼지를 줄이는데 함께 참여해야 한다. 미세먼지는 남의 일이 아니고 바로 우리 모두가 관심을 갖고 줄여 나가야 하는 공통과제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그리고 미세먼지는 단기간에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가정에서, 공장에서, 도로에서 우리 모두는 점진적으로 미세먼지를 줄이는 데 동참해야 한다. 우리가 미세먼지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그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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