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평군, 추사 김정희 박물관 건립 사실상 무산

도교육감·군수 바뀐 후 사업추진 포기…혈세 낭비 지적

35억 구입 작품 일부 위작 논란까지…‘애물단지’로 전락
 

최근 함평군립미술관에 전시돼 있던 추사작품.

전남 함평군이 역점적으로 추진한 ‘추사 김정희 박물관’ 건립 사업이 사실상 무산됐다. 전남도교육감과 함평군수가 바뀌면서 전임 단체장의 사업을 포기해 막대한 혈세만 낭비하게 됐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18일 함평군에 따르면 전남도교육청과 함평군은 지난 2015년 함평에 추사 김정희 박물관을 건립하기로 합의했다.

당시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았지만 장만채 전남도교육감과 안병호 함평군수가 교육과 관광 효과를 기대하며 사업 추진에 의지를 보였다.

하지만 올해 지방선거로 장석웅 전남도교육감과 이윤행 함평군수가 취임하면서 박물관 건립사업을 사실상 포기했다. 전남도교육청은 추사박물관 대신 전남교육박물관을 건립하기로 결정하고 올해 전남지역 일선 시·군을 상대로 사업제안을 공모했다.

제안서를 낸 자치단체는 공교롭게도 함평군이 유일한 상태지만 함평군이 사업 적격자로 결정될지는 미지수다.

함평군은 교육박물관 전시공간 중 한 곳에 추사작품 전시를 바라고 있지만, 전남도교육청은 위작 논란이 있는 데다 전남교육박물관 목적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며 선을 긋고 있다.

추사작품 전시와 활용 공간을 확보하지 못한 함평군은 작품을 다시 물릴 수도 없는 상황이어서 난처한 입장이다.

전남도교육청은 오는 26일 함평군의 제안서를 토대를 심의를 한 뒤 최종 판단을 할 예정이다.

한편 함평군은 2015년 함평 출신 고미술 수집가인 A씨로부터 30점을 35억원에 사들이고 50점은 무상으로 기증받았다.

그러나 위작 논란이 일면서 함평군이 최근 작품 80점에 대해 한국고미술협회에 감정을 의뢰한 결과 32점이 위작이라는 통보를 받았다. 이에 대해 추사 작품을 기증했던 소장자 측은 이미 3년 전 전문가들을 통해 진품이라는 감정을 받았다며 위작 판정을 수용할 수 없는 만큼 재감정을 요구해 논란이 일고 있다.

함평/이경신 기자 lks@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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