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ault_top_notch
default_news_top
default_news_ad1
default_nd_ad1

이계홍의 역사소설 깃발-충무공 정충신 장군

기사승인 2019.01.10  18:46:47

공유
ad51
ad53

이계홍의 역사소설 깃발-충무공 정충신 장군

제2부 제2장 선사포 첨사 <253>

평안감사가 호방하게 웃으며 내놓고 다시 말했다.


“오늘 여기서 하루 유숙하고 가게나. 평양기생 소문 못들어 봤나. 한양에서 출장 온 벼슬아치들은 평양기생 맛을 보지 않으면 평양 출장왔다고 하질 못하지. 평양기생은 미모 뿐아니라 가무가 일품이야. 모두들 강계 출신으로서 재색을 겸비하고 있네. 한번 빠지면 아편보다 독하게 빠져든다네.”

그러자 곁에서 수발을 들고 있던 비장이 눈을 가늘게 뜨며 부추겼다.

“평양기생들 속궁합이 기가 막히지. 모두들 문어 빨판처럼 흡인력이 대단해서 남자들 맛보면 혼이 반쯤 나가지. 정 첨사는 첩실까지 대동하고 왔으니 여자 속은 빠삭하겠구만?”

“아직 어린 군관한테 잡기를 권하십니까. 저로서는 한 시를 지체할 수 없습니다. 감사 나리께서 불러주시니 감읍하옵니다만, 일찍 행장을 꾸려 떠나는 것이 온당해보입니다.”

정충신이 술을 받아 마시면서도 정중히 말했다.

“참새가 방앗간을 지나가려나? 명색이 젊은 사내대장부라면 하루 저녁에 여자 댓명은 조져야지, 하하하 안그런가? 순사또 어르신이 권하면 받아들여야지 일개 첨사가 무슨 공맹이라고 뻗대시나? 공자님도 일찍이 주유천하 하시면서 여자를 가까이 대했고, 그랬어도 천하를 다스리는 현철로 남아계시지 않나. 남자가 여자 내밀한 것 탐한다고 해서 할 일 못하면 병신이지. 대개 고매한 척 하는 자들이 위선자야. 뒤에서 호박씨 깐다니까. 안그런가?”

비장은 야지인지 진담인지를 늘어놓고 하하하 웃었다. 주변 사람들도 덩달아 와크르 그릇깨지는 소리로 웃었다. 그러나 정충신은 자신의 고집을 꺾을 생각이 없었다.

“그럴 수 없습니다. 앞으로 저희 군사들 잘 먹여주는 것으로 감읍하겠나이다. 현지 군사들에게 넉넉한 군량이 지급되는 것이 필요합니다.”

“누가 안한대? 꽉 막힌 친구구먼. 저 기생들이 영계를 한번 맛보겠다고 줄을 서는데 자넨 뭐 금테 둘렀나? 금방망이냐고?”

정충신이 비장의 희롱에 못참겠다는 듯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감사 마님, 저는 충분히 대접을 받았나이다. 지금 떠나겠습니다.”

정충신과 비장이 주고 받는 대화를 듣고 입을 벌리고 이윽히 앉아있던 감사가 혼자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밑도 끝도 없이 말했다.

“내가 그대를 보건대 큰 사람이 되거나 대역적이 되거나 둘 중에 하나가 될 것같으이. 어서 떠나시게.”

주연이 파장이 되자 비장 이하 간부들이 불쾌해했다. 좌우 병방 중 하나가 씨발놈이 흥을 깬다고 투덜대었다. 모처럼 연회에 기대어 술 한잔 질퍽하게 하고, 또 여자도 한번 건드릴 기회가 왔다고 여겼는데, 튕겨버리자 기분 잡쳤다는 듯 입을 쩝쩝 다셨다.

정충신은 곧바로 선사포로 향했다. 선사포 진에서 군사들을 정비한 뒤 산적과 해적들을 소탕하는 것이 선후 작전상 효율적이라고 생각했다. 이는 당연히 내실 하양 허씨가 말해준 지혜인 것이다.

선사포는 평안도 철산군 백량면 가봉동에 있는 포구다. 해변에 갈대가 무성하고 물만 출렁일 뿐, 삭막한 어촌이었다. 동쪽은 선천군, 서쪽은 용천군, 북쪽은 의주군, 남쪽은 황해에 면하고 있다. 강남산맥의 말단부가 뻗어내려 대부분의 지역은 구릉성 산지를 이룬다. 해안지대에서는 더욱 낮아져서 침강하여 반도와 많은 도서를 형성한다. 동쪽은 입봉(512m)·운암산, 서쪽은 어랑산·연대산, 남쪽은 고가산·배산, 북쪽은 천두산(667m)·망일산(614m)이 우뚝 서있었다.

포구 앞 바다에 전개된 섬들은 큰 섬인 가도(?島)를 비롯하여 탄도(炭島)·대화도(大和島) 등 30여 개가 산재한다. 가도와 탄도 사이는 수심이 깊고 바람을 막아주어 포구로서는 적지였다. 이곳에 해적들이 들끓었다. 명나라로 가는 조공선의 출발지이니 해적들이 조공품을 노리고 섬과 육지부 산지에 출몰했다. 주민들 또한 피해가 막심했다.

이들을 막기 위해 일찍이 진이 설치되었다. 다른 지역에 비해 겨울이 빨라 첫 얼음은 10월에 얼고, 마지막 얼음은 4월 초순경까지 이어진다. 이런 날씨를 이용해 해적들이 더욱 날뛰었다.해적과 산적의 도발을 막기 위해 수군첨절제사(水軍僉節制使) 겸 감목관(監牧官)이 1인 배치되었으나, 선조 대에는 첨사가 군사를 관장했다. 군사는 865인이었다. 해적들을 막기 위해 대맹선(大猛船) 1척, 중맹선 15척, 소맹선 1척의 병선이 있었으며, 무군소맹선(無軍小猛船) 7척도 배치되어 있었다. 이렇게 병선을 갖추었지만 노략질을 막지 못했다.

국방의 요충지였으나 날씨는 사납고 해적이 들끓으니 주둔 중인 군사들이 툭하면 도주했다. 해적들은 명나라에서 도주한 군사거나 요동반도 건달들이었다. 여진족, 몽골족도 더러 있었다. 이들의 고약한 탐악질은 치가 떨릴 지경이었고, 여자 납치를 밥먹듯이 해서 집집마다 불안해서 못견딜 자경아었다. 정충신은 부임 첫날부터 가슴이 꽉 막히는 기분이었다.


 


<저작권자 © 남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ad52
default_nd_ad5
default_news_ad5
default_side_ad1
default_nd_ad2

인기기사

default_side_ad2

문화관광

1 2 3
set_P1
default_side_ad3
ad47

섹션별 인기기사 및 최근기사

default_side_ad4
default_nd_ad6
default_news_bottom
default_nd_ad4
default_bottom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