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보이길래·주인 없는 것 같아” 이유도 가지 각색

광주지역 노인 절도범죄 잇따라…사회적 관심 절실
“눈에 보이길래·주인 없는 것 같아” 이유도 가지 각색
우발적·부주의가 ‘요인’…3년간 노인 절도 781건 발생

광주 지역에서 노인들의 충동적인 ‘견물생심’ 절도범죄가 잇따라 발생했다. 고령자 범죄에 대한 효율적인 예방책과 대핵 마련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14일 광주지방경찰청이 최근 3년간(2016년~2018년 기준)65세 이상 노인들의 절도범죄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총 781건이 발생했다.

연도별로 보면 ▲2016년 223건 ▲2017년 285건 ▲지난해에는 273건이다. 이는 연 평균 240건 이상의 관련 범죄가 발생하는 것으로 사실상 이틀에 한번 이상 노인 절도 범죄가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지난 달 29일 설 연휴를 앞두고 70대 남성이 마트에 진열돼있던 7만 4천원 상당의 선물세트를 훔치고 달아났다. 경찰은 생계형 범죄를 의심했지만, 경찰 조사결과 A씨는 선물세트가 단순히 눈에 보여서 훔쳐 달아난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A씨가 훔친 물품은 마트 주인에게 돌아갔고 경찰은 전과가 없는 A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수 백 만원 상당의 골프용품을 훔친 혐의(절도)로 입건된 60대 남성도 충동적으로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C(68)씨는 지난달 30일 광주 북구의 한 길가에 주차된 벤츠 S클래스 차량 트렁크에서 600만원 상당의 골프용품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에서 C씨는 “골프가방을 발견하고는 탐이 나 충동적으로 훔쳤다”고 진술했다. 광주 북부경찰서는 피해품이 회수되고 C씨가 초범인 점을 감안 불구속 입건했다.

노인들의 범죄 동기로는 우발적 요인이나 부주의에 의한 범행이 주요 요인을 차지하고 있다. 노인들은 눈에 보여서, 주인이 없는 것 같다는 이유로 이 같은 일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노인들의 소외, 고립감이 범행에 영향을 미친다는 지적도 나온다. 가족과 사회로부터 단절된 노인들이 감정을 억제하지 못하고 범행까지 이어진다는 것이다. 경제적인 불안과 함께 사회로부터 소외당하는 외로움 등 현실적 어려움이 노인들을 범죄의 길로 들어서게 만드는 원인이란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실제로 호남지방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고령자 통계’ 자료를 보면 광주의 65세 이상 인구는 18만1천여명으로 전체 인구의 12.4%를 차지한다. 이 가운데 고령자 가구 중 1인가구는 3만6천가구로 34.3%를 차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65세 이상 노인 10명 중 3명은 혼자 살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사회 안전 유지를 위해 고령자 범죄에 대한 효율적인 예방책과 대응책이 조속히 마련돼야 한다”며 “예방차원에서는 분노조절을 할 수 있는 심리적인 치료, 상담, 등이 필요한 것 같다”고 밝혔다.
/김영창 기자 seo@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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