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각각 변하는 바다…그곳에서 평화를 담다
영광출신 중견 사진작가 김성회씨 ‘시간의 길’ 사진전
21~27일 광주금호갤러리…일본· 전주서도 순회전시

전남 영광에서 활동중인 중견 사진작가 김성회씨.
김성회 작 ‘염산 향화도 ’
김성회 작 ‘영광 옥실리’
김성회 작 ‘무안 해제면’

세상의 모든 소리가 들린다.

인간이 만든 기하학적 형상

웅장하고 고요한

아름다운 어촌바다.

바다를 바라보며

고요와 평화를

담는다.

전남 영광에서 활동중인 중견 사진작가 김성회씨가 ‘시간의 길’ 주제로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전시회를 갖는다.

김 작가는 오는 21일 광주 유스퀘어문화관 금호갤러리에서 ‘시간의 길’ 광주전시회를 개막한다. 이달 27일까지 이어질 광주전시회에는 작품 60여점을 선보인다. 김 작가는 광주 전시에 이어 다음달 6일부터 11일까지 일본 홋카이도 세이 비노 모리미술관에서 전시를 개최한다. 일본 전시는 평소 김 작가의 작품을 높이 평가했던 일본내 사진작가들의 요청에 의한 것이다. 김 작가는 4월 16일부터 21일까지는 전북 전주 교동미술관(한옥마을)에서 국내 전시를 이어간다.

김 작가가 선보이는 작품들은 콘트라스트가 강렬한 흑백 작품들이다. 주로 자신의 고향인 영광을 비롯 무안, 진도, 부안, 신안, 남해 등 한반도 서남해안 바닷가 풍경을 담았다. 그의 작품들은 평화로움을 준다. 특히 바다 수면 위에 출렁이는 파도 물결을 찾아볼 수 없다. 미세한 일렁임도 보이지 않는 잔잔한 바다 위에 해태발과 바위, 방파제, 소나무 등만이 존재감을 나타낸다. ‘평화’ ‘고요’ ‘안정’ 등이 절로 느껴진다. 수면은 때로 해무와 어울려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김 작가는 작품들을 위해 독특한 촬영기법을 구사했다. 한 컷의 사진작품을 셔터 노출 시간을 최단 3분에서, 길게는 20분까지 뒀다. 상당한 인내력을 필요로 하는 기법으로 국내에서는 김 작가를 비롯 극소수만 활용한다고 한다. 원하는 작품상이 찍히지 않았을 경우 재촬영이 힘들기 때문이다.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바닷가 특성상 피사체가 당초 모습이 다른 형태로 변하는 어려움도 있다.

그는 “과학기술의 발달로 핸드폰이나 TV를 하루만 안봐도 세상이 멈춘 것 같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며 “이렇게 숨가쁘 세상에서 모두들 앞만 보고 달려가는 데 한 번 정도 멈춰서서 뒤를 돌아볼 수 있는 여유를 갖자는 의미에서 흑백 사진에 고요함을 담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김 작가는 바닷가에 세워진 해태발들이 일정한 간격으로 수백미터에서 수킬로미터까지 늘어선 것을 보고 작품의 영감을 얻었다. 어부들이 ‘생계’를 위해 세워놓은 해태발이 그에게 예술의 영감을 불러 일으킨 것이다. 김 작가는 “일정한 간격으로 세워진 해태발이 기하학적으로 보이고 행위예술 작품처럼 다가왔다”면서 “그 해태발 주변에 물이 넘칠거리는 장면을 사진으로 표현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 작가에게 이번 전시회는 3번째 개인전이다. 1996년 ‘영광 어제와 오늘’ 주제로 영광한전 문화관에서 첫 개인전을 연 그는 2005년 흑백사진 개인전을 한국예총회관 갤러리에서 열었다. 또 2012년부터 2년간 법성포 단오제에서 초대전을 갖기도 했다.

올해 만 59세로 대한민국사진작가협회 회원인 김 작가는 현재 영광읍에서 일포사진관을 운영하며 존 흑백사진 연구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1998년 남원춘향 미술대전 추천작가가 된 뒤 2011년 광주비엔날레와 2013~2014년 국민생활체육대회, 2015년 문화재청 전남도 문화재 등 다수 국내외 행사 기록집과 문화재 등을 촬영했다. 2012년에는 유네스코 국제사진 우수상을 수상했고 2014년엔 제2회 워싱턴 국제사진전 가작에 선정되기도 했다.
/김명식 기자 msk@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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