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전국동시 조합장 선거 D-1>
“후보가 누군지 몰라요…” 깜깜이 선거 재현 우려
제한된 선거운동 ‘현직만 유리’ 볼멘 목소리도
1회 선거서 현직 재선비율 63% “법개정 해야”
 

제2회 전국동시 조합장 선거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지만 후보자도 모르는 조합원이 있는 등 1회 선거에 이어 ‘깜깜이’ 선거 재현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사진은 11일 오후 전남 나주시의 한 농협 지점 앞에 게재된 선거벽보. /이은창 기자 lec@namdonews.com

“누가 나온다고요? 처음 듣는데…”

제2회 전국동시 조합장 선거를 이틀 앞둔 11일 오후 전남 나주시의 한 농협 지점 앞엔 선거벽보만 덩그러니 내걸렸을 뿐 좀처럼 선거 분위기를 찾아볼 순 없었다. 해당 농협은 현직 조합장과 전직 조합 이사가 맞붙어 팽팽한 경쟁구도가 형성됐지만, 후보 조차 모르는 조합원들도 있었다.

이날 만난 한 조합원은 “선거엔 크게 관심이 없다”면서 “현직 조합장을 찍는게 아무래도 낫지 않겠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조합장 선거를 앞두고 선거운동이 지나치게 제약돼 현직에게만 유리한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실제 조합장 선거는 지방선거와 달리 예비후보기간이 별도로 없는데다 선거운동원이나 선거사무소 없이 후보 본인만 운동이 가능하고, 연설회나 토론회가 금지되는 등 현직 이외에 신인들이 얼굴을 알리기 어려운 깜깜이 선거로 이뤄지고 있다.

후보들의 손과 발이 묶이면서 현직 조합장의 프리미엄을 넘기 어렵다는 불만이 쏟아지는 이유다.

조합장 선거에 나서는 한 후보자는 “선거 운동기간이 13일로 촉박하고, 선거운동방법에도 제약이 많아 유권자들을 만나기조차 쉽지 않다”며 “주로 경로당 위주로 선거운동을 하고 있는데 어르신들이 현직 조합장이 아니면 시큰둥한 반응”이라고 호소했다.

조합장 선거가 현 조합장 보다 새로운 후보들에게 불리한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지적이 제기된건 지난 2015년 첫 전국동시 조합장 선거때도 마찬가지다. 당시 선거에선 입후보한 현직 조합장의 재선비율이 63%에 이르는 등 현직 프리미엄이 수치로 입증되기도 했다.

하지만 후보자 공개토론회와 예비후보제 도입 등을 골자로 하는 법 개정안은 6개월 넘게 국회에 계류돼 있는 상태다.

전남농협 관계자는 “선관위와 함께 다양한 선거홍보 캠페인을 통해 투표를 독려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공개토론회 등이 법적으로 금지돼 있는 만큼 ‘깜깜이’ 선거 우려가 해소되려면 법개정이 선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총 203명의 조합장을 선출하는 광주와 전남에선 모두 493명이 후보로 등록해 선거를 치른다. 광주의 평균 경쟁률은 2.8 대 1, 전남은 2.4 대 1이다. 이중 무투표조합은 광주 2곳, 전남 29곳으로 이들은 피선거권의 결격 사유가 없을시 당선이 확정된다. 투표권이 있는 조합원은 오는 13일 선거인명부의 구시군에 설치된 투표소 어디에서나 투표가 가능하다.
/이은창 기자 lec@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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