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정치권 “전두환, 광주시민에 사죄하라”

민주·바른·민평당 시당, 일제히 성명 내고 비판 목소리

성난 광주 민심 사이로 광주 떠나는 전두환
전두환 전 대통령이 5·18 민주화운동 관련 피고인으로 11일 오후 광주지방법원에서 재판을 마치고 법원을 나서자 광주 시민들이 차량 행렬을 막아서고 있다. /임문철 기자 35mm@namdonews.com
전두환 전 대통령이 5·18 민주화운동 관련 피고인 신분으로 11일 광주 법정에 출석한 가운데 지역 정치권은 이날 일제히 비난 성명을 내고 전 씨의 진심어린 사죄를 촉구했다.

광주시의회는 이날 의원 일동으로 입장문을 내고 “오늘 전두환의 재판을 보니 씁쓸함을 감출 수가 없다”며 “재판부를 옮기거나 재판을 연기하려는 발버둥이 실패해 어쩔 수 없이 내려온 광주지만, 자신에게 피해당한 사람들이 사는 도시에서 할 수 있는 말이 ‘이거 왜이래’뿐이란 말인가”라고 지적했다.

의원들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듯이, 시간이 지났다고 아무 말이나 내뱉은 다고 역사가 바뀌지 않는다”며 “총칼로 정권을 얻은 지난 과거와 같이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고 비판했다. 이어 “1995년 1심에서 내란죄 및 반란죄 수괴로 사형 선고를 받았음에도 지금까지 살아 있는 것과 백담사에 스스로 위리안치(圍籬安置)하면서 쓸쓸한 노년을 보내지 않고 자택에 살 수 있는 것 또한 광주시민과 국민의 덕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라며 “전두환은 과거가 지나가면서 용서를 받을 수 있지만, 죄에 대한 사실이 바뀌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광주시민에게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더민주 광주시당도 성명을 통해 “천인공노할 범죄자 전두환은 광주시민을 비롯한 국민에 의해 세워진 역사의 심판대 위에서 마지막까지 추악한 행동을 반복했다”며 “전두환은 80년 5월 광주에서 계엄군에 의해 자행된 민간인 학살과, 헬기 기총소사, 차마 말로 표현하지 못할 잔혹한 범죄에 대한 마지막 참회의 기회를 날려버렸다”고 밝혔다.

광주시당은 “법정에 출석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내 뱉은 ‘이거 왜 이래?’라는 외마디 발언과, 법정에서 모든 혐의를 부인하며 꾸벅꾸벅 졸기까지 한 전두환의 태도는 괴물의 모습 그 자체였다”며 “법원은 전두환의 행위가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역사를 부정하는 추악한 범죄임을 인지하고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엄중한 판결을 내려 이 땅에 정의가 살아있음을 증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평화당 광주시당도 성명을 내고 “광주는 전두환 스스로가 광주시민의 위대함과 역사에 기록될 자신의 초라함을 깨닫고 지금이라도 5·18의 진실을 밝히고 진심어린 사죄와 참회의 눈물을 흘리길 기다리고 있다”며 “전두환은 5·18학살을 인정하고 그 피해자들과 광주시민에게 진심어린 사죄를 하라”고 촉구했다.

바른미래당 광주시당도 이날 “광주학살의 수괴 전두환이 오늘 광주 땅에 발을 딛는 것 자체만으로도 치욕이고 모독이다”며 “광주학살의 수괴 전두환 이름 석 자는 차마 거론하기조차 끔찍하다”고 비난했다.

이어 “지금 할 수 있는 건 광주영령과 국민 앞에 진심으로 사죄하는 것뿐이다”며 “광주시민과 국민은 당신을 죄악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며 반드시 역사와 민족으로부터 엄중한 심판을 받게 될 것이다”고 경고했다.
/정세영 기자 jsy@namdonews.com

"광주전남 지역민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남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