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코웨이 정수기 ‘니켈 검출’…배상책임 없어

연합뉴스 홈페이지 캡쳐
정수기 대여(렌탈) 업체인 코웨이의 얼음정수기에서 니켈이 검출된 것과 관련해 이를 사용한 소비자들이 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지만 패소했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7부(김인택 부장판사)는 엄모씨 등 소비자 899명과 권모씨 등 181명이 각각 코웨이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모두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2016년 코웨이는 얼음정수기 3개 제품에서 얼음을 만드는 부품의 니켈 도금이 벗겨지면서 중금속인 니켈 조각이 검출된다는 사실이 알려져 논란을 빚었다.

코웨이는 2015년 7월 이미 소비자 제보와 직원의 보고로 니켈 검출 사실을 알고도 이듬해 7월 언론 보도가 될 때까지 이를 알리지 않았다.

이에 엄씨 등은 “정수기에서 니켈 도금이 박리되는 현상으로 니켈이 함유된 물을 마시게 됐고, 코웨이가 2015년 7∼8월 니켈 함유물이 검출됐음에도 고객에게 고지하지 않았다”며 1인당 300만원씩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법원은 이들이 사용한 정수기의 부품에서 니켈 박리현상이 나타났음을 인정할 수 없다고 봤다.

재판부는 “민관합동조사단이 정수기 100대를 분해한 결과 22대에서 증발기의 니켈 도금손상을 확인했다고 밝히고 있지만, 분해한 정수기 100대는 정상적으로 사용 중인 정수기가 아닌 손상 등으로 폐기 예정인 것들”이라며 “원고들이 사용한 정수기도 위 조사결과에 따른 비율인 22%만큼 니켈 도금 박리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해당 정수기 사용으로 소비자들에게 질병이 생기거나 생길 확률이 증가했다고도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조사단이 적용한 최고 니켈 농도 0.386mg/L에 대해 “가장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것으로, 실제 이 사건 정수기를 사용한 원고들이 WHO 평생 노출 기준이 넘는 농도의 니켈이 함유된 물을 지속적, 반복적으로 마셨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들이 정수기를 사용하면서 나타났다고 주장하는 주된 질환인 아토피 피부염, 가려움, 발진 등에 대해 “주변에서 흔히 겪을 수 있는 일반적인 질환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언론 보도 등으로 인해 실제 이 사건 정수기와 관련이 없이 질병이 발생한 경우라도 그와 관련성이 있을 수 있다는 선입견이 형성됐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코웨이가 니켈 검출 사실을 인지하고도 고객들에게 고지하지 않았다고 해서 엄씨 등이 법적으로 배상받을 정도의 정신적 손해를 입은 것도 아니라고 봤다.

재판부는 “관련 언론 보도를 접하고 니켈로 인한 질병이 향후 발생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 등을 느꼈을 수는 있지만, 일반인의 생활환경에서도 니켈을 섭취하게 되는 점 등에 비춰 감정적 꺼림칙함은 니켈이 함유된 물의 위험성을 과대평가한 것에 기인하는 측면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니켈을 입으로 섭취한 경우 몸에 축적돼 지속해서 건강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연구결과는 없고, 코웨이가 정수기 대부분을 회수하고 교환 또는 해지와 함께 대금, 사용료 환불을 하는 등 상당한 정도의 사후조치를 했다고 밝혔다.


/오승현 기자 romi0328@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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