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민 무시하는 오만한 한국전력

한국전력측이 남자프로배구 한전 빅스톰 배구단(이하 한전배구단)의 연고지를 지난 5일 기습적으로 수원으로 결정한 데 대해 광주·전남지역민들의 비난이 거세게 일고 있다. 광주광역시와 광주 5개 구청을 비롯 광주시체육회와 장애인체육회·배구협회 등은 8일 성명서 발표를 통해 한전 측의 적절치 못한 처사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광주시의회는 ‘150만 광주시민을 무시하고 지역균형발전이라는 시대정신과 동떨어진 한국전력은 사죄하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통해 “연고지 협약이 이달 말에 끝나는데도 한전은 기습적으로 수원시와 재 협약을 체결했다”며 “광주시민의 소망을 외면한 한전은 광주시와의 상생발전에도 찬물을 끼얹는 결과를 스스로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또 광주지역 기초자치단체장으로 구성된 광주시 구청장협의회는 “한전과 자회사 등 에너지 공기업이 광주·전남공동혁신도시로 옮겨온 지 4년이 지났으나 실질적인 이전은 멀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지역민을 무시하는 한전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협의회는 “지금이라도 잘못된 결정을 바로잡고 배구단 광주 이전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한전 측의 이번 결정은 지역자치단체장과 지역민들에 대한 무례의 극치였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지난 3일 경기도 의왕시에 있는 한전 배구단 전용체육관을 직접 찾아가 한전 배구단 연고지 이전에 대한 지역민의 간절한 열망을 전달했다. 또 가능한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지차제장으로서 최대한의 성의를 보인 것이다.

그러나 한전 측은 아무런 사전양해나 충분한 설명 없이 일방적이고 기습적으로 수원잔류를 결정하고 재계약을 맺었다. 광주시장에 대한 최소한의 예우도 갖추지 않은 폭거이자 무례함이었다. 한전은 ‘본사와 프로팀 동일지역 존치’라는 상식을 어기면서까지 수원으로 재계약을 한 사실에 대해 ‘광주시민’에게 충분한 해명과 양해를 구해야했다.

한전 측이 수원과의 기습적 재계약 체결을 비난하는 지역민들의 여론이 높아지자 설명 자료를 통해 “경기력 영향과 선수단의 의견, 여론 동향 등을 고려하여 수원으로 잔류를 최종 결정했다”고 형식적으로 밝힌 것도 울분을 자아내게 하고 있다. 공기업 임원들이 보이고 있는 지역민에 대한 무시와 홀대 등이 유감없이 표출됐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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