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곳곳서 추모 물결 “恨 풀리길…”

<세월호 5주기>(상)잊지 않겠습니다
광주·전남 곳곳서 추모 물결 “恨 풀리길…”
노란 리본·엽서…안전한 사회 기도
‘기억의 숲’ 사진전·플래시몹 등
 

세월호 참사 5주기를 앞둔 지난 13일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 마련된 세월호 희생자 분향소에 추모하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정유진 기자 jin1@namdonews.com

“벌써 5년…잊지 않았습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세월호 참사 5주기를 앞두고 광주·전남 곳곳에선 세월호 희생자들을 기억하기 위한 행사가 잇따르는 등 추모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지난 2014년 4월 16일 대한민국 국민들의 가슴에 슬픔과 상처를 안기고 침몰한 세월호는 3년여 만에 선체가 뭍으로 올라왔지만 여전히 참사의 진실은 밝혀지지 않고 있다.

지난 13일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는 세월호 희생자 분향소가 설치됐고, 청소년 추모문화제가 열렸다. 광주청소년 촛불모임은 이날 오후 2시부터 오후 6시까지 5·18민주광장에서 ‘다시 봄, 우리의 약속 그리고 행동’을 주제로 추모문화제를 열었다. 광주지역 중·고등학교 12곳 동아리·학생회 16개 팀은 ‘세월호 기억의 숲, 실천의 숲’ 세월호 참사 기록물 전시, 부스 운영, 청소년 버스킹, 플래시몹 등을 펼쳤다. 추모하는 마음을 담아 노란 리본과 종이배 만들기, 리본쿠키, 추모 엽서 적기 등의 행사도 진행됐다.

정광휘(광주고1)군은 “세월호에 대해 많이 듣긴 했지만 자세히는 몰랐는데 학생회를 통해 이번 행사에 참가하게 되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며 “진상규명이 이뤄질 수 있도록 많은 학생들과 시민들이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추모행사부스에서 노란 리본에 ‘기억할게요’라는 추모글을 적고 있는 어린이. /정유진 기자 jin1@namdonews.com

분향소에는 숙연한 모습을 한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특히 자녀들과 함께 추모에 나선 시민들이 눈에 띄었다.

두 자녀와 함께 왔다는 정흥수(50·남구 주월동)씨는 “초동대처가 신속하게 이뤄졌다면 많은 희생자들이 나오지 않았을 텐데 마음이 많이 아프고, 어른으로서 미안한 마음이다”며 “진실이 밝혀지고 앞으로는 이 같은 일이 다시 반복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임영지(빛고을초6)양은 “세월호 추모행사가 열린다고 해서 엄마, 동생과 함께 왔다”며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이 믿기지 않고 슬픈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청소년들은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마음을 담은 노란 손수건을 각자 손목에 매달고, 그날을 기억하자는 의미의 플래시몹도 선보였다. 주변에 있던 시민들과 아이들도 이들의 동작을 따라 하며 추모의 마음을 표현했다.

정민기 문화행동 대표는 “벌써 5년이라는 시간이 지나면서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지고 있다”며 “청소년들이 가장 많은 희생을 당해야만 했는데 이런 안타까운 일에 대해 당사자인 청소년들과 함께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다”고 밝혔다.

이어 “안전불감증은 여전하고 이로 인한 희생도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며 “청소년들이 어리다고만 생각하지 말고 무엇을 요구하는지, 관심을 갖고 있는지에 대한 목소리를 듣고 귀 기울여 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침몰한 세월호가 인양돼 있는 전남 목포신항에도 희생자들을 기리는 문화제 등 행사가 열리며 추모 분위기가 가득했다.
/정유진 기자 jin1@namdonews.com
 

시민들이 노란 띠에 추모글과 바람들을 적어 매달아 놓았다. /정유진 기자 jin1@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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