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상된 원형 그대로 보존해 추모 교육공간 활용해야”

<세월호 5주기>(중)세월호 선체 보존·활용방안 ‘하세월’
“손상된 원형 그대로 보존해 추모 교육공간 활용해야”
안산·목포·진도 등 후보지 5곳 제시 후 진척 없어
하루빨리 진상 규명하고 보존·활용방안 연구 필요
 

‘손상된 상태인 원형 그대로 선체를 보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의 권고에도 불구하고 세월호를 어떻게 보존·활용할 지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사진은 녹이 슨 채 목포신항에 거치돼 있는 세월호. /연합뉴스

세월호 참사 5주기를 맞이하는 지금껏 세월호 선체를 어떻게 보존하고 활용할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멈춰서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는 지난해 선체 보존·처리 방안에 대한 보고서를 통해 ‘세월호는 손상된 상태인 원형 그대로 보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결론내렸다. 다만, 선체 손상이 심해 선체를 그대로 활용하는 방안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고 필요 최소한으로 이용하되 별도의 부대 복합관을 건축해 교육·추모의 공간으로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권고했다.

선조위는 또 선체를 보존할 장소로 인천과 안산, 목포, 진도, 제주 등 5곳의 후보지를 제시했다. 하지만 이후 이렇다 할 진전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선조위에 이어 출범한 4·16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의 진상조사가 이뤄지고 있어 선체 보존·활용 논의는 큰그림만 도출한 채 멈춰섰기 때문이다.

문제는 논의가 멈춰선 동안에도 목포신항에 거치된 세월호 선체의 부식이 계속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진상조사와 함께 선체 보존·활용 방안이 논의돼야 하는 이유다.

선체 보존을 위한 사회적 합의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원형 보존이라는 큰틀에선 합의가 이뤄졌으나, 추모·교육 시설 설치 등 세부적인 사안은 아직 한발짝도 나아가지 못해서다.

이런 가운데 미수습자 가족이나 유가족들은 선체를 훼손하지 않고 그대로 보존해 상업용도가 아닌 추모·기억할 수 있는 교육의 공간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관련 예산 마련도 넘어야 할 산으로 꼽힌다. 길이 145.61m·폭 22m·높이 27m에 이르는 선체를 보존하고 유지하는 데 드는 비용이 한해 50억원 가량으로 추산되고 있다.

정부는 선조위가 보고서에서 밝힌 대로 선체를 그대로 보존해 교육·추모의 공간을 만든다는 원칙 하에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말부터 시작한 특조위 활동이 길게는 내년 연말까지 진행될 것으로 보여 그때까지 본격적인 대책 마련은 미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관계자는 “아직 진상조사가 진행되고 있어 선체 보존 등에 대한 내부적인 합의가 도출되지 않았지만, 정부 차원에서 선체를 있는 그대로 보존해 안전 교육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연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은창 기자 lec@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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