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동취재>에너지수도 표방 나주시, 전기차 인프라는 ‘글쎄’

급속충전기 35기 뿐, 전기차 19.7대가 1기 이용하는 꼴
지역 편중 심각·결제방법도 제각각…“올해 14기 추가”

전남 나주시가 2025년까지 전기차 2천500대를 보급하겠다고 밝혔지만 전기차 이용자 편의를 위한 충전인프라 확대는 제자리 걸음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16일 광주·전남공동(빛가람)혁신도시 내 전기차 충전소 모습. 중·서부취재본부/정다움 기자 jdu@namdonews.com

‘대한민국 에너지수도’를 표방하는 전남 나주시가 오는 2025년까지 전기차 2천500대를 보급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부족한 충전인프라에 대한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16일 나주시에 따르면 지난 2017년부터 현재까지 나주시내에 신규 등록된 전기차는 모두 431대다. 이는 전남도내 22개 시·군 가운데 전기차 보급률 1위를 차지한 수치다. 시는 올 연말까지 690대, 2025년까지 2천500대의 전기차를 보급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같은 전기차 보급 증가 추세에 맞춰 이용자 편의 증진을 위한 충전인프라 확대는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나주시내 20개 읍·면·동에 설치된 급속 충전기는 35기로, 전기차 19.7대가 급속 충전기 1기를 이용하는 꼴이다. 7~9시간 가량의 충전시간이 걸리는 완속 충전기를 모두 합쳐도 138기에 불과해 전기차를 현재 이용중인 시민들은 물론 전기차 구입계획을 갖고 있는 시민들의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전기차를 이용중인 김은정(42·여·빛가람동)씨는 “전기차 충전소도 부족하지만, 급속 충전기를 보유한 곳은 충전소는 더 찾기 힘들다”며 “1시간에 80%를 충전하기는 커녕 지금 2시간째 충전 중이다. 충전기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도 의문이고 아파트 단지에 있는 충전소는 이용하지도 못해 전기차를 이용하기가 꺼려진다”고 토로했다.

전기차 충전기의 지역 편중도 심각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빛가람동과 송월동을 제외한 18개 읍·면·동에는 54기(급속 10·완속 44)만 설치돼 있다. 또 대부분 아파트 등 거주시설과 읍·면·동사무소 등 행정기관에 설치돼 있어 관광객의 경우 이용이 어렵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이날 확인 결과 빛가람동 한 아파트는 해당 아파트 주민이 아닌 경우 충전소를 이용할 수 없었다.

불편함을 호소하는 목소리는 이 뿐만이 아니다. 충전기 위치를 미리 파악할 수 없을 뿐더러 충전기 제조사별 결제방법이 제각각이라 불편을 겪는 사례도 적지 않다.

빛가람동 주민 권모(37) 씨는 “환경부와 한전, 업체 측에서 설치한 충전기를 이용하려면 해당 제조사에서 발급된 카드를 어플리케이션에 일일이 등록해야 한다”며 “충전기 제조사도 많은데 충전소에 어느 제조사 충전기가 있는지도 미리 파악할 수 없어 불편하다”고 성토했다.

이와 관련 나주시 관계자는 “올해 14기의 전기차 충전기를 추가로 세울 계획이다”며 “제조사별 다른 결제방법에 대해서는 환경부 관할이라 나주시에서는 어떠한 조치를 취할 수는 없다”고 해명했다.
중·서부취재본부/정다움 기자 jdu@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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