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운행 겹치기’ 피하기 위해 제도 도입

개인택시에 표시된 ‘가·나·다·라’ 의미 아시나요
광주지역 ‘가~라’ 조 편성 4천850여대 운행
‘차량 운행 겹치기’ 피하기 위해 제도 도입
특수조 ‘라조’ 편입 선망…주말 휴일 장점 탓
 

‘시민의 발’ 역할을 하는 지역 택시들이 24일 오전 광주 유스퀘어 터미널 건너편 택시정류장에서 고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임문철 기자

개인택시 차량에 곳곳에 부착된 ‘가’표시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아시나요.

24일 광주시 및 개인택시조합등에 따르면 개인택시는 광주지역에만 총 4천850여대가 운행중이다. 개인택시조합은 이 기사들 간 겹치기 운행을 피하기 위해 ‘가’, ‘나’, ‘다’, ‘라’ 총 4개 조로 편성해 두고 있다. 개인택시 차량에 표시된 ‘가’는 이 조를 의미한다. 각조에 편성된 기사들은 정해진 날짜에만 영업이 허용된다. 우선 가, 나, 다 조에 속한 개인택시들은 3부제 형식으로 운영된다. 이틀 운행한 후 다음날 하루를 쉬는 방식인데 이날 기준으로 ‘가’조 , 25일 ‘나’, 26일은 ‘다’조가 쉬는 구조다. 이 순서를 지키지 않고 불법 운행을 한 개인택시는 시로부터 10만원 이하의 과태료 처분을 받는다.

재밌는 것은 ‘라’조다. 특수조 성격의 라조는 기사들 사이에서 들어가고 싶은 선망의 대상이다. 라조에 주어진 특혜(?)가 제법 쏠쏠해서다.

라조의 경우 근무일정상 첫번째~셋째주는 수요일과 일요일 쉴 수 있고, 둘~넷째주 토·일은 다 쉴 수 있도록 운행표가 정해져 있다.

쉬는 날과 근무날이 고정돼 있는 셈이다. 그렇다보니 라조 소속 기사들은 지인과 약속을 잡거나 주말동안 가족들과 함께 보내는 등 개인적인 활동의 제약도 3부제로 근무하는 다른 조 기사들보다 훨씬 적을 수밖에 없다. 사실 별거 아닐 수 있지만 근무와 휴식이 일정하지 않은 가, 나, 다조 기사들에겐 부러움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라조 기사들이 다른 조 기사들보다 안정적인 근무배정을 적용 받는 것은 사실 봉사활동에 참여해야 해서다. 라조 기사들은 주어진 봉사활동 시간을 채워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주말에 쉬는 것 역시 라조 기사들이 봉사활동을 보다 편히 할 수 있도록 배려하기 위한 차원이다.

하지만 개인택시 기사들에게 최고 인기조인 라조 편입은 쉽지 않다. 라조 차량의 범위를 전체 개인택시 대수 대비 10%로 제한하고 있는데다, 엄격한 심사를 통과해야 해서다.

지역 개인택시 조합 산하엔 선교회(기독교), 사도회(가톨릭), 운불련(불교)등 신도들로 구성된 3개 단체, 국가 유공자들로 구성된 훈운회, 지역 방송사와 연계한 단체인 대상회 등 5개 연합회가 있다.

가,나,다조 기사들은 5개 연합회 중 1개를 가입해 6개월간 봉사활동에 참여해야 한다. 이를 완료한 기사가 라조 편입 요청서를 조합에 제출하면 조합은 다시 이 요청서를 5개 협의체 회장들에게 보낸다. 이후 이들은 해당 기사에 대한 심사를 진행하고 결격사유가 없을 때 최종 승인한다. 만장일치제도를 적용하고 있어 만약 5개 협의체 회장 중 단 한명이라도 반대할 경우 해당 기사는 라조에 들어갈 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한 개인택시 관계자는 “기사들에게 있어 부제 편성은 민감할 수밖에 없다”며 “가,나,다 조에 속한 택시기사들은 대부분 근무환경 상 쉬는 날이 들쑥날쑥한 경우가 많아 라조 인기가 높다. 특히 가족과 함께 주말에 시간을 보내고 싶어하는 젊은 기사들 사이에선 더 그렇다”고 말했다.
/심진석 기자 mourn2@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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