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유산’ 서원의 정신문화 보편화 되길

전남 장성군 필암서원이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가 예고됐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최근 세계유산위원회 자문기구인 이코모스(ICOMOS·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는 필암서원을 비롯한 한국의 서원 9곳을 유네스코에 세계유산 등재를 권고했다. 등재를 심사하는 전례에 비춰 이변이 없는 한 필암서원 등은 오는 6월 30일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개막하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최종 등재된다고 한다.

필암서원이 세계유산 대열에 당당히 들어서면 전남은 고인돌과 선암사, 대흥사, 강강술래, 아리랑에 이은 또 하나의 세계유산을 갖게 된다. 지역의 다양하고 유서 깊은 문화 유산 가치가 세계적으로 잇달아 인정받고 있어 반갑고 뿌듯하다. 특히 필암서원의 세계유산 등재는 남도의 정신문화를 높게 평가한 것이어서 남다르게 다가온다.

조선 시대 성리학 사상의 본거지인 서원은 조선 중기 이후 지방의 사림이 설립한 사설 교육기관이다. 지방의 정치·사회 활동의 무대이기도 했다. 필암서원은 호남에서는 유일하게 국가가 공인한 사액서원으로 1590년 에 성리학자 김인후 선생의 도학을 기리기 위해 창건됐다. 문화사적 의미가 큰 이런 소중한 자산을 국내외에 널리 알리고 후대에 남겨주는 게 우리의 책무다.

장성군은 필암서원을 보·수단장해 청렴문화 체험교육 현장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문화자산 보존과 취지에 맞는 활용 방안에 박수를 보낸다. 문제는 서원의 정신문화사적인 의미와 자산을 어떻게 보편화하느냐에 있다. 사실 조선 성리학은 전문가를 제외하곤 어렵게 다가온다. 세계유산 등재를 계기로 서원이 가진 우수한 정신문화가 세계인들에게 쉽게 다가가도록 오늘에 맞게 재해석하고, 삶에 스며들게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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