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이희호여사 부부가 더욱 그리운 이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인 이희호 여사가 97세의 나이로 10일 오후 별세했다. 이 여사는 여성운동가·민주화운동가로 평생을 헌신해왔다. 고인은 이화여자전문학교(현 이화여대)와 서울대학교를 졸업한 뒤 미국 대학에서 사회학 석사과정을 밟았다. 마흔 살에 정치인 김대중과 결혼해 군사독재정권에 항거했으며 인권증진을 위해 삶을 바쳤다.

이희호 여사는 우리나라 여성운동과 민주주의 발전에 큰 기여를 했다. 정치인 김대중이 크고 넓고, 유익한 정치를 펼칠 수 있도록 뒷바라지를 했다. 조용하면서도 진중한 내조로 대통령 김대중이 균형 있고 실용적인 정책을 펼치게끔 도왔다. 남편을 떠나보낸 뒤에는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을 맡아 활동했다. 사인(死因)은 고령에 의한 노환이다.

이 여사의 별세가 안타까운 것은 김대중 전 대통령을 가장 가까운 곳에서 보살폈던 분이 우리 곁을 떠났기 때문이다. 지금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펼쳤던 포용과 실용의 정치가 무척 아쉬운 상황이다. 김 전 대통령은 능력 있는 인사라면 누구에게나 중책을 맡겼다. 노태우 정권하에서 정무수석을 지냈던 김중권씨를 비서실장에 임명할 정도였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인사는 탕평(蕩平)이었으며 정책은 실사구시(實事求是)였다. 국익을 위해서는 중용과 지혜를 발휘해 미국과 일본·중국 등 강대국과 우호적인 외교관계를 유지했다. 전문성과 인맥을 갖춘 인사들을 대사로 발탁해 품격과 실리를 갖춘 외교를 펼치도록 했다. 주미(駐美)대사에 국무총리였던 이홍구를 보내 국익을 극대화했다.

지금 문재인정부에서는 친노(親盧)와 친문(親文)이 문을 걸어 잠그고 자신들끼리 ‘회전문 인사’를 하고 있다. 문대통령이 취임직후 약속했던 탕평인사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론에는 밝으나 실무경험이 부족한 이들이 청와대에서 정부부처를 움직이다보니 국가정책과 경제가 총체적 난맥상을 보이고 있다. 그런데도 반성 없는 자화자찬만 무성하다.

아마추어 장관과 전문성 없는 대사들이 벌이고 있는 외교는 국제외교무대에서 한국을 ‘존재감 없는 국가’로 만들고 있다. 국가장래를 고려하지 않은 선심성 복지정책은 나라살림을 거덜 내고 있다. ‘성급한 탈원전’정책은 국가경제를 휘청거리게 하고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포용과 지혜가 그립다. 이희호여사가 떠난 자리이기에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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