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세계수영대회 성공은 ‘시민의 힘’에 있다

남도일보 오치남 정치·총괄데스크의 우다방 편지
광주세계수영대회 성공은 ‘시민의 힘’에 있다
 

무관심(無關心). 세상에서 가장 두렵고 무서운 단어 가운데 하나다. “사랑의 반대말은 증오가 아니라 무관심”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정치나 종교를 떠나 사회 전반에서 무관심은 자신의 최대 적(敵)이 될 수 있다. 때론 ‘무관심 시대’를 갈망하는 욕구를 느낄 경우도 있지만 무관심은 우리에게 긍정적 보다는 부정적인 측면에서 보라보는 경향이 대세이지 않을까 싶다.

2019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지난 12일 광주여대 유니버시아드 체육관에서 화려한 개막식을 갖고 17일간의 열전에 들어갔다. 경영·다이빙·아티스틱스위밍·하이다이빙·수구·오픈워터 등 6개 종목 76개 세부 경기가 치러지고 있다. 역대 최대 규모인 194개국 2천639명의 선수가 76개의 금메달을 놓고 메달 사냥을 벌이고 있다. 우리나라는 역대 대회 가운데 가장 많은 82명의 선수가 출전했다. 김수지(울산광역시청)가 지난 13일 다이빙 여자 1m 스프링보드 결선에서 다이빙 사상 첫 동메달을 따 우리나라 수영사를 새로 썼다. 하지만 다른 종목에서는 세계의 벽이 너무 높아 일반 시민들이 무관심을 갖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이번 대회 최대의 흥행 카드로 꼽혔던 북한 대표팀 참가마저 끝내 무산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이용섭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조직위원장 겸 광주광역시장이 훌리오 마글리오네 국제수영연맹(FINA) 회장과 14일 남부대 주경기장 MPC(Main Press Center)에서 가진 공동기자회견서 “(북한의 불참은) ‘아쉽다. 유감이다. 안타깝다’, 이렇게 세 문장으로 정리하고 싶다”고 말했을 정도다.

수구 경기장에서 여자 선수 특정부위를 디지털카메라로 찍은‘일본인 관광객 몰카 사건’도 대회 이미지에 먹칠하고 있다. 적은 예산 때문에 ‘저비용 대회’를 치러야 하는 사정 때문에 개회식이 세계 5대 스포츠 행사(올림픽,월드컵,세계육상선수권대회, 세계수영선수권대회, F1 그랑프리) 치곤 너무 초라하지 않았느냐는 지적도 나왔다. 초반부터 무관심을 유발할 수 있는 악재들이 터진 꼴이다.

그렇다고 부정적인 면이 강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긍정적인 요소들이 전체 분위기를 이끌고 있다. 자원봉사자와 서포터즈들이 대회 성공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대회 공식 자원봉사자만 8개 분야 2천793명. 조직위 관계자를 비롯해 대회 운영·지원 인력 총 3천900명 중 71.6%에 이른다. 1만2천여 명의 서포터즈가 선수단 환영·환송, 국가별 경기 응원, 관광안내 등 활동을 펼치고 있다.이들은 각자 맡은 분야에서 민간 외교관 역할까지 하면서 광주와 대한민국을 전 세계에 알리고 있다. 대회 관계자들과 8천여 공직자들도 밤낮으로 뛰고 있다.

문제는 광주시민과 오픈워터 수영이 펼쳐지고 있는 여수시민들의 관심과 애정. 이번 대회 성공의 가장 큰 원동력이다. 대다수 시민들이 수영대회에 대해 잘 알지 못하거나 관심을 갖고 있지 않다. 시민들의 무관심이 대회 기간 내내 계속될 경우 성공한 대회라고 평가받을 수 없다. ‘그들만의 잔치’였다는 오점을 남기기 때문이다. 시민들이 입장권을 직접 사서 경기를 관람하고 응원하라는 의미는 아니다. 일상에서 ‘민주·인권·평화의 도시 광주’ 시민의 모습을 보여주면 된다. ‘작은 힘’이 세계인을 감동시킨다.

이용섭 시장이 ‘150만 광주시민께 드리는 호소문’에서 간청한 것처럼 안전하고 깨끗하고 친절한 광주의 이미지를 위해 불법주차·음주운전·불법현수막 없는 ‘3無 광주’를 실천해야 한다. 차량2부제, 대중교통 이용하기, 질서 지키기 등 선진교통문화에 앞장서야 한다. 결코 지키지 못할 항목은 하나도 없다. 반드시 지켜야 할 광주시민의 몫이다. 그리고 ‘다시 찾고 싶은 광주’를 만들 원동력이다.

우리는 이미 4년전에 경험했다. 2015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를 성공시킨 가장 큰 힘은 광주시민들의 열정과 헌신이었다는점을…. 2015년에 이어 올해 수영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르면 광주는 세계속의 ‘민주·인권·평화의 도시’, ‘메가 스포츠 도시’로 자리잡을 수 있다. 광주의 세계화, 대한민국의 위상, 한반도의 평화에도 밑거름이 될 것으로 믿는다. 그 중심은 성숙한 광주시민의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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