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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계홍의 역사소설 깃발-충무공 정충신 장군

기사승인 2019.07.16  18:0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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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계홍의 역사소설 깃발-충무공 정충신 장군

3부 5장 만포진 첨사<380>

추선이 모문룡 진영의 전령 왕사춘을 부르자 그가 득달같이 달려왔다.

“우리 낭군님, 왜 안오시나요? 얼굴 뵌 지가 석달이 다 되어가네요.”

추선이 슬픈 얼굴로 말하자 왕사춘이 불같이 화를 냈다.

“나를 부른 줄 알고 왔더니 엉뚱한 사람을 찾는군. 좌도독(左都督)이 여기 올 수 없는 건 자네가 잘 알지 않나.”

좌도독은 후금군 여섯을 죽인 것을 60명 소탕한 것으로 하고, 천민 두상 30여개를 잘라 명 황실에 올려바쳐서 받은 승진 보직이었다.

“좌도독으로 승진했으면 축하주 한잔 해야지요. 그렇게 꼭 전해주세요.”

“좌도독은 지금 깊은 산중에서 집필중이시다.”

“산중에서 집필 중?”

“그렇다. 모대장전을 써서 명나라, 후금, 조선에 널리 퍼뜨릴 계획이다. 3국 모두 모 도독을 적으로 몰아가니 자기 방어 차원에서 모 대장이 직접 자신의 활약상을 지어서 알릴 생각이야. 추선은 모 좌도독의 애국충정을 곧 보게 될 것이야.”

추선이 그에게 넉넉하게 패물을 주고 당부했다.

“그러니 꼭 보고 싶다고 전해주어요. 보고 싶어서 못견디겠다고요.”

“자네 혹 패물 때문에 그런 것 아닌가?”

“아니어요. 패물로 모도독과의 정분을 계산하지 마세요. 나는 그런 여자가 아니랍니다.”

“알았다.”

그가 돌아가고, 다음날 저녁 모문룡이 찾아왔다.

“내가 너를 그리워했던 것이 너의 마음으로 그대로 전달되었던 모양이구나. 내가 너를 생각하면 환장해버린다. 꿈자리에서라도 만나길 원했다.”

“서방님, 소첩은 더하지요. 추선을 잊지 말아요.”

그러나 워낙 기습적으로 찾아온지라 추선은 만포진에 미처 연락을 하지 못했다. 그의 베갯머리에서 추선이 속삭였다.

“서방님의 행방을 몰라서 걱정했댓시오. 죽었나 살았나... 소첩한테만은 꼭 행방을 알려주시어요.”

“사나이 가는 길을 다 말해줄 수 없다.”

“그러면 추선은 슬프게 울게 되지요.”

“그럼 네가 몰래 찾아올 수 있겠니?”

“그럼요. 하늘끝까지 따라갈 거야요.”

“의주 부윤 이완(이순신의 조카) 이놈을 치고 백산으로 들어가겠다.”

모문룡 부하들이 약탈을 과도하게 벌이자 이완이 병사들을 풀어 잡아들여 곤장을 쳤는데, 그중 한 놈이 고문 끝에 죽고, 두 놈이 장독으로 병신이 되어버렸다. 이완은 약탈이나 일삼는 모문룡 군사들을 추상같이 대했던 것이다. 모문룡은 즉각 조선 조정에 항의서한을 보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상녀르 새끼들, 상국(上國)의 병사를 때려죽이다니, 그렇다면 내가 할 일이 있다.”

추선이 모문룡이 모월 모일 모시에 의주부를 공격할 것이라는 첩보를 만포진에 전했다. 거기에 모문룡이 나타날 것이라고 알렸다. 마침내 그날 밤 모문룡 군대가 야음을 틈타 의주부를 공격했다. 그러나 이들은 일시에 제압당했다. 첩보를 받은 정충신이 만포진 병사와 의주 군영의 병사들을 모아 50의 모문룡 부대를 단숨에 격파해버린 것이다. 며칠 후 모문룡이 후즐그레한 패배자 모습으로 추선을 찾았다. 예고없이 기습적으로 찾아왔기 때문에 추선은 미처 정 첨사에게 알리지 못했다. 진탕 마신 모문룡이 추선을 무릎에 앉혔다.

“내가 너를 보는 낙으로 살았는데, 너는 나를 그러지 않은 것같아서 마음이 허하다.”

“소첩은 서방님 못보면 병이 들어요. 장군님, 언제 또 오시나요? 그땐 꼭 날짜를 알려주시어요.”

“그러면?”

“음식도 더 맛있게 장만해야지요. 오신다면 미리 목욕재계하고 기다리지요.”

“그럴 일이 없을 것이다.”

“멀리 떠나시게요?”

그러자 당장 불호령이 떨어졌다.

“네 이년! 네가 분명코 첩자렸다? 너로 인해 나의 병사들이 모두 당했다. 내가 의주부를 기습한다는 정보는 너밖에 모른다. 그것이 저놈들에게 미리 새나가서 내 부하들이 모조리 당했다. 너는 나의 애첩이 아니라 더러운 배신자다! 용서할 수 없다!”

그가 그녀를 내팽개치고 벌떡 일어나더니 검을 빼들어 추선의 목을 내려쳤다. 추선의 두상이 열매처럼 톡 떨어져 방바닥에 나뒹굴었다. 그토록 아름답고 곱던 얼굴이 목이 잘려나가자 하찮은 돌멩이처럼 볼품이 없었다.


 


<저작권자 © 남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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