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세계수영대회, 잃어버린 시민의식
쓰레기 투기·좌석이동 등 비매너
자원봉사자 불친절한 태도 지적도

지난 12일 ‘평화의 물결로’란 슬로건과 함께 성대하게 출발한 2019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가 벌써 반환점을 돌고 있는 가운데 대회를 거듭할수록 크고 작은 잡음에 몸살을 앓고 있다. 경기장 곳곳이 쓰레기 투기장으로 변하는 가 하면, 관람객들의 도우미 역할을 해야 할 일부 자원봉사자들은 현장에서 불성실한 태도로 일관해 빈축을 사고 있다.

◇이곳저곳 버려진 쓰레기
 

지난 20일 2019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아티스틱 수영 마지막 경기가 열린 광주 서구 염주종합체육관 출입구에 우산 비닐이 잔뜩 쌓여있는 모습. /정유진 기자 jin1@namdonews.com

지난 20일 2019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아티스틱 수영 마지막 경기가 열린 광주 서구 염주종합체육관에는 태풍과 장맛비로 많은 비가 내린 날씨에도 시민들로 관람석이 가득 찼다.

하지만 경기장 이곳저곳에 아무렇게나 버려진 우산비닐과 쓰레기가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경기장 출입구 양쪽에 있는 쓰레기통은 시민들이 경기장을 드나들 때마다 버리는 우산 비닐로 가득차 넘치기 시작했고, 바닥에 비닐이 쌓이기 시작했다. 쓰레기는 어느새 사람 허리 높이까지 수북히 쌓였다.

경기장 내부 역시 먹다 마신 음료컵, 빨대, 과자봉지 등이 쓰레기통 밖으로 흘러넘쳤다. 가득 쌓인 쓰레기에 아랑곳 않고 또 다른 쓰레기를 집어던지는 시민도 있었다.
 

지난 20일 광주 서구 염주종합체육관 경기장 내에 나뒹구는 쓰레기들. /정유진 기자 jin1@namdonews.com

◇관람객 비매너에 ‘눈살’

경기장 내부 관중석에선 미흡한 관중 매너로 인해 외국 관람객으로부터 항의가 이어지고 있다. 일부 관람객들이 경기 시작에도 불구하고 좌석을 찾아 돌아다니는 등 비 매너적 행동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관객들은 앞 좌석에 발을 올리거나 옆 사람에게 방해가 될 정도로 함성소리를 질러 눈총을 받기도 했다.

이에 외국 관람객들은 경기장 관계자들에게 통행 재제 및 조치 등을 요구하고 있지만 수많은 관람객들이 오가는 탓에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프랑스에서 온 외국인 관람객 산드리나 트래블(Sandrine tremble)씨는 “관중으로서의 매너조차 제대로 지키지 않은 관람객들로 인해 상당히 불쾌하다”며 “한 두사람이야 그럴 수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경기 시작 이후 좌석을 찾아 이동하는 것은 세계적인 대회에선 불가능한 일”이라고 토로했다.

◇무뚝뚝한 표정·말투 ‘자원봉사자’
 

지난 20일 광주 서구 염주종합체육관 경기장 내 안전펜스에 올라가 있는 자원봉사자. /정유진 기자 jin1@namdonews.com

경기장의 숨은 일꾼이자 대회의 얼굴이기도 한 자원봉사자들의 불성실하고 불친절한 태도 역시 도마위에 올랐다. 일부 자원봉사자들이 관람객들이 보는 앞에서 아무 데나 쓰레기를 버리는 모습이 곳곳에서 목격됐다. 경기장 출입구에서 소지품과 입장권을 검사하는 일부 자원봉사자들은 실내외를 출입하면서 사용한 우산을 한쪽 구석에 사정없이 집어던지는 등 과격한 행동으로 눈살을 찌뿌리게 했다. 또 다른 자원봉사자는 관람석 맨 뒤쪽에 마련된 장애인 휠체어석 안전펜스에 올라가 앉아 있는 추태를 보이기도 했다.

경기를 보러 온 관람객들에게 굳은 표정과 무뚝뚝한 말투,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하는 자원봉사자들도 많았다.

경기 중간중간 입·퇴장하는 시민들에게 입장권에 도장을 찍고 다시 들어올 수 있다거나 남은 경기를 알리는 등 안내를 하면서 짜증스러운 표정과 목소리로 고함을 치기도 했다. 기초적인 경기장 내 시설물 위치 조차 제대로 숙지가 안됐는지 관람객들이 화장실이나 좌석 등 일부 시설물의 위치를 묻는 질문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시민 이모(50·북구 운암동)씨는 “자원봉사를 하는 어린 학생들이 조금 더 책임감 있게 행동했으면 좋겠다. 저마다 고충이 있겠지만 대화를 할 때 만큼은 미소와 친절을 잃지않았으면 좋겠다”며 “특히 타지역이나 외국 손님들에게 이번 대회를 통해 부정적인 이미지가 아닌 좋은 인상을 남겨주길 바란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교통난 해소 위한 대중교통 홍보 안돼 ‘혼란’

경기장 외부에서는 주차난 해소를 위해 권고한 대중교통 이용이 홍보되지 않아 자원봉사자 등 관계자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조직위는 경기장 인근 주차난을 해소하기 위해 AD카드를 소지한 사람에 한해 대중교통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하지만 정작 시내버스 기사들은 이 같은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어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대회 기간동안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는 사실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아 대회 개막 전 광주에 들어온 선수단과 임원, 자원봉사자 등은 대중교통 무료 이용이 안돼 혼란을 겪기도 했다.

일부에서는 AD카드를 소지했더라도 요금을 받는가 하면, 버스기사들로부터 요금을 내지 않았다는 항의까지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별취재반/정희윤 기자 star@namdonews.com
특별취재반/정유진 기자 jin1@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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