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난리 속 해외연수…전남도의회 ‘빈축’

농수산위 도의원·공무원 등 18명…9박11일 일정 미국·캐나다로 떠나

태풍피해 수시 보고 받고도‘강행’…이용재 의장 연이은 해외행 ‘도마위’

전남도의회 전경
태풍 다나스 영향으로 폭우가 쏟아진 전남지역 곳곳의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이에 전남도를 비롯한 관계기관은 비상근무 체제에 돌입하는 등 피해수습을 위한 총력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하지만 한켠에서는 ‘해외연수’를 떠나면서 빈축을 사고 있는 이들이 있다. 주인공은 ‘외유 끝판왕’으로 명성이 자자한 전남도의회다.

특히 이번 연수는 이용재 전남도의회 의장을 비롯한 농수산위원회 소속 도의원들과 공무원 등이 대거 떠나면서 비판의 수위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이번 태풍 영향으로 농경지와 농작물 피해가 가장 심했기 때문이다.

22일 전남도의회에 따르면 15~ 25일까지 9박 11일 일정으로 이용재 전남도의회 의장과 김성일 전남도의회 농수산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한 도의원 11명과 도의회사무처 직원 3명, 전남도청 공무원 4명 등 총 18명은 미국, 캐나다 등지로 해외연수를 떠났다.

이번 해외연수의 배경은 미국의 어촌·어항개발 사례와 농산물 생산·유통·소비현황을 조사해 어촌지역의 혁신성장을 주도할 ‘어촌뉴딜 300사업’의 성공 방향을 제안하고 농산물 수출 확대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서다.

이번 연수가 겉으로 보기에는 그럴사 해 보이지만, 일정표를 보고 있으면 외유성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대부분이 하루 2∼3시간 공식일정에 불과하고 현지 시찰 뿐이다.

전남도의회에서도 이번 일정에 대해서는 ‘쉬쉬’하고 있다. 외유성 논란이 일고 있는 만큼 공식 행사일정 외에는 외부에 공개하지 않고 해외연수를 떠났다.

이들이 미국과 캐나다 등에서 머물고 있는 사이 전남지역은 태풍으로 인해 문화재가 파손되고 농경지가 침수되는 등 도민들의 재산피해는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집중호우가 내린 전남 곳곳에서는 농작물 침수피해가 발생했다. 나주시 다도면에서는 국가 민속문화재로 지정된 고택의 대문과 돌담 일부가 무너져 내렸다. 여수 화양·소라, 고흥 도양·완도읍 약산 신지의 도로 6곳에서는 토사가 유출됐다.

농수산위원회 위원장의 지역구인 해남군의 경우 피해는 더욱 심했다. 지난 20일 기준 집계한 농경지 침수피해만 ▲현산면 75㏊▲해남읍 15㏊ ▲황산면 11㏊ ▲화산면 10㏊ ▲북일면 10㏊ ▲삼산면 5㏊ 등 모두 126㏊에 달했다. 앞으로 피해는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해외연수를 떠난 의원들은 해당 상임위로 부터 태풍 발생전 부터 피해현황까지 수시로 보고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해외연수를 강행한 것으로 알려져 눈총을 받고 있다.

이용재 전남도의회 의장의 경우 최근 중국에 이어 연이어 해외연수를 떠나며 볼멘의 목소리도 일고 있는 상태다.

전남도청 한 공무원은 “태풍이 올 것이라는 보고를 의원들이 받았는데도 불구하고 해외연수를 강행한 것은 자질론까지 의심되고 있다”며 “태풍으로 도민들의 상심이 큰 마당에 외유가 명백해 보이는 국외연수를 추진하는 전남도의회의 모습에서 한숨 밖에 나오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박지훈 기자 jhp9900@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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