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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계홍의 역사소설 깃발-충무공 정충신 장군

기사승인 2019.08.13  19: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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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계홍의 역사소설 깃발-충무공 정충신 장군

제4부 풍운의 길 1장 인조반정<400>

“그거 무슨 뜻이오?”

이괄이 묻자 정충신이 천천히 대답했다.

“올빼미의 눈이 낮에 보이지 않는다고 쓸모가 없는 것이 아니오. 올빼미는 밤에는 사물을 잘 보지 않소. 소는 말보다 빠르지 않지만 논을 갈고 밭을 가는 데는 말보다 앞서지요. 학의 다리도 쓸데없이 길다고 질라버리면 어떻게 되겠소? 짧은 안목으로 잘잘못을 가려서는 안된다는 것이오.”

“형님, 고맙소.”

무슨 뜻인 줄 알고 이괄이 벌떡 일어나 무릎을 꿇고 꾸벅 절을 했다. 그런 태도가 남아다운 기백이 있었다. 정충신이 그의 등을 두드리며 바로 앉도록 상반신을 일으켜세워 주었다.

“이괄 장수, 나는 이괄 장수의 그런 태도가 참 좋소. 일찍이 재주가 좋다는 것도 알고 있었소. 성격 또한 화끈하고 아싸리하고, 조백이 있소!”

“아싸리하단 말은 마시오. 쪽바리 새끼들 말이라면 애초에 비위가 틀립니다. 그놈의 새끼들은 상대방이 약하다 싶으면 올라타고, 이유불문하고 배때지에 칼을 넣는 자들이오. 대신 강자에겐 지 여편네까지 상납할 정도로 비굴하게 굴지요. 참 야비한 새끼들이지요. 우리나라에도 그런 자들이 많습니다. 도성에 가면 깔렸습니다.”

“그러니 상것들이라고 하고, 간나구 놈들이라고 하는 것이요. 하지만 왜의 실질을 중시하고, 칼을 잘쓰는 것은 우리가 배워야 할 거요. 그런데 불행히도 우리나라에 그들의 장점을 익힌 자는 드물고 못된 것만 익힌 자들이 있소. 사는 데 도움이 안되는 것들이오. 그러니 이괄 같은 정의파가 화딱지 나는 것 이해하요.”

“그런 놈의 새끼들 언젠가 악소리나게 할 것이요.”

“이공, 군자는 입이 무거워야 하오. 그리고 같은 말이라도 용어를 점잖게 써야 하는 것이오.”

정충신은 이 말을 꼭 이괄에게 해주고 싶었다. 그의 거칠고, 직선적이고 격정적인 말이 본의아니게 적을 많이 만든다. 그런 것이 결국 고립을 자초하는 것이다.

“형님, 압니다. 하지만 못된 놈들을 보고 참으려니 가슴에서 천불이 납니다. 내 기어이 복수를 할 것입니다. 그때 형님께 연락할 테니 협력해주시오.”

“어허, 그게 아니라니까.”

그들은 다음날 헤어졌다. 이괄은 함경도 병마절도사 부임 후 얼마 안되어서 한양으로 되돌아갔다는 소식을 들었다. 필시 무슨 곡절이 있는 것 같았다.

정충신이 병마좌우후 병영에 부임한 뒤 매일 병사들 점열(點閱)을 실시했다. 전에 없던 일이었다. 정충신이 부임해오기 전까지는 병사들이 주장(主將)의 호랑이 사냥에 동원되고 있었다. 호랑이를 사냥해 가죽을 만들면, 그것으로 조정에 상납해 매서운 추위가 멈추지 않는 의주성을 벗어나는 발판으로 삼았다. 그런데 정충신이 부임해 군율과 절도가 분명해지자 병사들이 견디지 못했다.

“호랑이 사냥도 훈련입니다. 훈련에 나갑시다, 장군.”

부장이 제안했다.

“그것은 안될 말이다. 군율이란 시퍼렇게 살아있어야 한다. 훈련의 일환이라 하더라도 이익을 챙기는 호랑이 사냥은 군인이 할 바가 아니다.”

“그러면 물건으로 팔지 않으면 되지 않습니까요.”

“그것이 일과가 되면 안된다. 사기진작용으로 나갈 수는 있되, 지금은 정훈교육을 통해 정신무장을 하고, 무예를 닦은 뒤에 결정하겠다.”

병영은 의주성 통근정 근처에 있었다. 정충신이 과거에 근무했던 곳이다. 의주 몽진한 왕에게 권율 광부목사의 장계를 가지고 올라와 올리고 통근정에 올랐던 때가 만 열여섯 때였다. 그는 그때의 시퍼런 우국지정을 되살렸다. 한치 흐트러짐이 공부하며 군무에 충실했던 것이다.

정충신은 매일 압록강변 모래사장과 갈대밭에서 유격훈련을 실시했다. 유격훈련에 나가기 전에 반드시 강화(講話)시간을 가졌다.

“제관들은 나라를 지키는 간성이다. 군인은 오직 나라를 지키는 데만 정신을 쏟아야 한다. 잡념과 잡기가 들어오면 정신이 산만해진다. 그러니 오늘도 훈련, 내일도 훈련, 그리고 변경 수비방어에 총력을 집중해야 한다.”

그때 외곽을 지키고 있던 초병이 헐레벌떡 전령을 데리고 왔다. 전령이 외쳤다.

“장군, 한양이 뒤집어졌다고 합니다!”

“한양이 뒤집어지다니, 무슨 뜻인가?”

“국가변란이 났다고 합니다. 반정(反正)이 일어나서 상감마마가 왕실조정에서 끌려나왔다고 합니다.”

“뭣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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